美의원 “北도 공격할 거냐”…케리 “그건 아니고…”

美의원 “北도 공격할 거냐”…케리 “그건 아니고…”

입력 2013-09-11 00:00
수정 2013-09-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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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밀러 “북한, 화학무기 많지 않느냐” 추궁에 케리 답변 ‘머뭇’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에서는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인 존 케리 국무장관과 공화당 하원의 저격수로 통하는 제프 밀러(플로리다) 의원 사이에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불꽃튀는 설전이 오갔다.

먼저 밀러 의원이 케리 장관에게 ‘잽’을 날렸다. 케리 장관이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 군사개입 결의안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의회가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상원은 이미 결의안을 표결하지 않기로 했다. 뉴스에 다 나오는 얘기”라고 힐난했다.

이에 케리 장관이 “난 모르는 얘기다. 상원은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하자 “그러면 장관 생각에는 하원은 표결을 해야한다고 보느냐, 연기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케리 장관은 “상원이 이미 연기했기 때문에…”라고 하자 밀러 의원은 말을 자르면서 “여기는 하원!”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과 달리 공화당이 이끄는 하원은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그러자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의 케리 장관이 참다못해 폭발했다. “지금 여기서 정치놀음을 하려는 거냐, 아니면 정책을 얘기하려는 거냐.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정책은 화학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그게 싫다면 정치놀음을 해라”고 반격했다.

밀러 의원이 일순 멈칫거리는 기색을 보이자 케리 의원은 “이곳에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좀 진지해주길 바란다”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이에 밀러 의원은 의장석을 돌아보며 “청문회 증인이 답변을 짧게 하도록 해달라”며 답변을 자른 뒤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우선 케리 장관의 전날 ‘말실수’부터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에 대한 공격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소규모가 될 것’(unbelievably small)이라고 언급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몇시간 뒤 방송에 나와 “우리는 작은 상처(pinprick)만 내려는게 아니다”라고 사실상 번복하는 해프닝이 빚어졌었다.

케리 장관은 밀러 의원에게 “이것은 이라크도 아니고 이란도 아니다. 또 몇년이 걸리는 전쟁도 아니다. 이라크와 코소보, 리비아와 비교할 때 작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작은 상처만 내려는것은 아니다.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능력을 약화시키고 추가 사용을 억제하려는 것”이라고 장황하게 해명했다.

이에 밀러 의원은 케리 장관을 본격적으로 코너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아사드 정권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느냐”고 물었고 케리 장관은 “미국의 위협”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밀러 의원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 “그렇다면 북한도 공격할 것이냐”라며 ‘일격’을 가했다. 당황한 케리 장관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북한도 시리아만큼 화학무기를 갖고 있지 않느냐”고 가일층 몰아붙였다.

케리 장관은 이에 “다시한번 말해주겠느냐”며 잠시 시간벌기를 시도하자 밀러 의원은 “북한도 엄청난 화학무기 재고를 갖고 있지 않느냐”고 거듭 채근했다. 케리 장관은 난감한 듯한 표정으로 “우리는 진지하게 북한에 관여하려고 한다. 중국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밀러 의원은 더이상 답변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감사하다”며 말을 잘랐다.

화가 난 케리 장관은 “답변을 듣지 않겠다는 거냐. 내가 지금 답변하려고 하는 것 모르느냐”며 발끈했다.

이에 밀러 의원은 상원의원 출신인 케리 장관을 비아냥거리듯 “여기는 상원이 아니다.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고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렇찮아도 외교수장 답지 않은 말실수가 잦다는 지적을 받아온 케리 장관은 이날 과거 자신의 무대였던 의회 청문회장에서 ‘길고도 험한 하루’를 보낸 듯한 표정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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