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사태 계기 美후원 압바스 위상 급전직하

가자 사태 계기 美후원 압바스 위상 급전직하

입력 2012-11-21 00:00
수정 2012-11-2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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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민심 이반과 이스라엘 압박에 내우외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6일째인 19일(이하 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 시내 곳곳에서 ‘가자와 연대’ 구호가 울려퍼졌다.

상점 입구의 확성기에서는 “텔아비브를 폭격하라. 유대인에게 잠을 재우지 마라”는 가사의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도심 시위에서는 “우리는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이여 자부심을 가져라” 등의 선동적인 표현들이 동원됐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랍권의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도 이처럼 적극적으로 하마스와 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마스의 지지 기반이 공고해지는 사이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위상은 빠르게 추락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가자 사태’를 계기로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와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파타당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하마스와 파타는 전날 이번 사태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상호 투쟁을 중단키로 합의했지만 파타는 이미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민심이 빠른 속도로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압바스 수반은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격상시키기 위해 오는 29일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는 지금 그런 ‘한가한’ 문제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라말라의 거리시위에 참석한 대학생 피라스 카타시(20)는 “국민은 가자지구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그는 이곳에서 느긋하게 안락의자에 앉아 있다”고 개탄했다.

마나르 와디는 “‘가자 사태’를 계기로 하마스의 인기가 치솟은 반면 압바스는 신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압바스를 더는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경고하고 있다.

유엔에서의 지위 격상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자국에 대한 침공 행위와 다르지 않다는게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정전 협상은 압바스의 곤궁한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집트와 터키, 카타르 대표가 함께 하는 이 협상장에 나타난 팔레스타인 측 대표는 압바스가 아닌 칼레드 마샤알 하마스 정치국 위원장이다.

미국으로서는 파타의 영향력 약화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은 압바스가 이끄는 파타당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2개국 해법’을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

특히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 세력이 득세하는 중동 상황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자치정부마저 급진 성향의 정파에 넘어갈 경우 현지 정정이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한다.

파타와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하는 노선과 국제 관계에서 극단적으로 상반된 입장을 취한다.

파타는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끊임없이 무력충돌을 빚어왔다. 미국은 하마스를 무장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1956년 창설된 파타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최대 정파로 초기에는 무장 투쟁을 전개했으나 1970년대 이후 근본주의 분파가 차례로 떨어져 나가면서 점차 온건세력으로 진화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을 때도 PLO의 주축으로서 협상을 이끈 것이 파타였다. 이듬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해 가자지구를 거점으로 삼았고 1996년 의회의 다수당이 됐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에서 제1차 인티파다(봉기)가 일어난 1987년 무슬림 형제단의 한 분파로 결성돼 1989년부터 이스라엘군을 공격하며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다 2000년대 정치조직으로 변신한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내부 분열이 싹트기 시작했다.

파타와 하마스는 연정 수립과 붕괴를 반복하다 내전으로 치달았고 다시 휴전과 교전을 반복했다.

2006~2007년 이러한 혼란을 겪으며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파타는 요르단강 서안을 장악하고 상대편을 각각 몰아냈다.

현재 두 정파는 이스라엘 영토를 사이에 둔 채 팔레스타인을 사실상 분리 통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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