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사건 새 국면] “美서 쉬고 싶다” 천의 목소리 생중계

[천광청 사건 새 국면] “美서 쉬고 싶다” 천의 목소리 생중계

입력 2012-05-05 00:00
수정 2012-05-0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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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청문회서 스피커폰으로 의원과 통화

3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미국 워싱턴의 연방하원 건물 회의실. 하원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의 천광청(陳光誠)사건 관련 청문회를 주재하던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갑자기 자리를 떴다.

베이징차오양병원에 입원 중인 천광청과 직접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는 소식에 취재진은 대화 내용을 전해 들으려고 일제히 복도로 따라 나갔다. 스미스 의원은 기자들에게 답변하는 대신 청문회장 의장석으로 돌아와 앉았고 천광청의 목소리가 휴대전화 스피커폰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증언을 위해 청문회에 왔던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 대표가 천광청의 중국어 육성을 영어로 통역하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이 장면이 CNN방송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천광청은 전화통화에서 “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만나고 싶다.”면서 “그녀로부터 더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나는 10년간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가서 쉬고 싶다.”면서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 어머니와 형제의 안전으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스미스 의원은 천광청에게 “현재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 가운데 당신을 알고 있는 증인(활동가)들이 있으며, 그들이 당신과 가족들의 안녕을 절박하게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미국 내 정치쟁점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는 이날 천광청을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면서 ‘치욕적인 날’이라고 규정했다.

공화당 소속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천광청과 그의 가족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자유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사건이 이렇게 복잡하게 된 것은 “천광청이 대사관에서 나온 뒤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천광청이 대사관에 머무는 동안에는 미국으로의 정치 망명을 요청한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천광청의 망명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언급을 피했다.

한편 천광청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의로 대사관을 떠났으며 누구도 내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고 나를 속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CNN 등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대사관을 떠났고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던 데서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

천광청은 “미 대사관이 나를 많이 도와줬고 그에 대해 감사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중국 정부가 양국 간 합의사항을 지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오늘 병원에서 미 정부 관리를 보지 못했고 전화통화만 아주 짧게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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