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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의 얼굴, 왜 그렇게 다양한가?

영장류의 얼굴, 왜 그렇게 다양한가?

입력 2012-01-16 00:00
업데이트 2012-01-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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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집단일수록 밋밋..표정이 중요

영장류의 얼굴 모습은 종에 따라 극심한 차이가 있지만 큰 집단을 이루는 종일수록 얼굴 모습이 단순하고 밋밋하며 그 대신 표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과학자들은 영장류의 얼굴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했으며 이런 진화를 가져온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중남미에 서식하는 영장류 수컷 129마리의 얼굴을 연구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남미에 사는 영장류의 얼굴에는 밝은 빨강색이 있는가 하면 턱수염이 달린 것도 있고 머리카락이 뭉치로 나 있는 것 등 그 형태가 실로 다양하다면서 얼굴 연구를 통해 최소한 2천400만년 동안 진행돼 온 이들의 진화에 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털과 피부 등 얼굴 각 부위의 색깔, 얼굴의 패턴과 해부학적 특징 별로 14개 영역으로 구분해 ‘복잡도 지수’를 매기고 시간의 흐름과 사회 시스템에 따라 이런 복잡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얼굴 색이 자연 환경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각 영장류 집단의 서식지 경도와 위도를 통해 햇빛 노출도와 기온을 측정하고 통계적 기법을 이용해 각 영장류 집단의 진화 역사와 각 집단이 갈라진 시기를 조사했다.

그 결과 큰 집단을 이뤄 사는 종일수록 얼굴 형태가 더 단순하고 밋밋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아마도 얼굴 표정을 이용한 소통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밋밋한 얼굴일수록 표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엔 대체로 털이 없는 맨숭맨숭한 얼굴을 갖고 있어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는 경우보다 표정이 쉽사리 드러난다.

연구진은 “이는 예상과 정반대의 현상이다. 처음에 우리는 큰 집단일수록 얼굴 모습도 다양하고 더 복잡해 각 개체들을 구별하기가 쉬울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 한 지역에서 큰 집단을 이뤄 사는 종들은 작은 집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종에 비해 얼굴 표정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근린 생활을 하는 것이 표정 진화에 강력한 압력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는 사회성이 높은 집단일수록 얼굴에 복잡한 무늬가 있는 것보다는 표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주위에 많은 근연종(近緣種) 이웃을 갖고 있는 영장류 종은 집단의 크기에 상관없이 얼굴 모습이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같은 서식지에 사는 다른 근연종과의 교잡을 피하기 위해 각 개체를 구별할 필요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사회적 행동과 얼굴 다양성 진화의 관계를 수량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것이다.

연구진은 이밖에도 주위 환경이 얼굴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밝혀냈다.

적도에 가까이 사는 종일수록 눈 주위 털과 피부의 색이 짙어지고 습도가 높은 우거진 숲에 사는 종은 코와 입 주위 색깔이 짙어지며 적도에서 멀어져 기온이 낮은 곳의 종일수록 얼굴의 털이 길어져 체온 조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사람에게도 의미를 갖는다면서 사람의 얼굴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의미가 분명한 표정’이라고 지적했다. 즉 사람은 다른 영장류처럼 다양한 얼굴 장식을 갖고 있지 않지만 얼굴 표정을 통해 시각적으로 상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종의 분화가 거듭되면서 얼굴 색과 몸 색깔에 일련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생물학계의 오래 된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성과를 올렸다.

즉 한 종이 털 등에 특정 색깔을 갖게 진화하면 이런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된다는, ‘진화에 따른 변화의 비가역성’은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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