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 강도 제압 ‘강심장’ 77세 美의원

맨손 강도 제압 ‘강심장’ 77세 美의원

입력 2011-08-31 00:00
수정 2011-08-3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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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주 보스웰, 한밤 대치…범인 알고보니 가정부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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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레너드 보스웰(민주·아이오와) 연방하원 의원은 지난달 16일 밤 10시 45분 아이오와주 래머니의 자택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그런데 현관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다. 보청기를 뗀 상태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가보니 권총을 든 복면 강도가 딸 신디와 손자 미첼(22)에게 “돈을 내놓지 않으면 쏘겠다.”고 위협하고 있었다. 극적으로 아버지와 눈이 마주친 신디가 구원의 눈빛을 보냈고, 보스웰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얼마 전 위 수술을 받아 몸이 홀쭉해진 77세의 이 노()의원은 맨손으로 건장한 체구의 강도에게 달려들었다.

강도는 몸싸움 끝에 보스웰을 뿌리치고 신디의 목에 총을 겨누며 위협했지만, 보스웰은 물러서지 않고 강도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침실에 있던 보스웰의 부인 도디가 나오자 강도는 이번엔 그녀의 목에 총을 들이댔다. 그 사이 미첼은 2층에서 총을 가져와 강도와 맞섰고, ‘전의’를 상실한 강도는 줄행랑을 쳤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가정부의 아들(21)로 밝혀졌다.

보스웰은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일화를 뒤늦게 공개하면서 당시 강도에게 달려든 것은 본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딸과 눈이 마주쳤을 때 ‘쏠 테면 차라리 나를 쏴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8선 의원인 보스웰은 대학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으며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등 20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하원 농업위원회 소속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뉴스에도 종종 이름이 오르내린다.

보스웰은 강도사건 사흘 만에 워싱턴DC의 의회로 돌아와 부채 상한 관련 의정에 임했다. 갈비뼈 2개가 부러지고 팔에 타박상을 입는 등 속은 골병이 들었지만, 그는 주위에 내색을 하지 않았다. 보스웰은 WP에 “그래도 아이오와는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현역의원 집에 강도가 들자 치안당국은 발칵 뒤집혔고, 지금은 보스웰의 집 주변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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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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