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몰 유람선 사망자 100명 넘을 듯”

“러시아 침몰 유람선 사망자 100명 넘을 듯”

입력 2011-07-11 00:00
업데이트 2011-07-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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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당국 “사고 실종자 살아있을 확률 낮아”악천후와 선장 실수, 엔진 고장 등 사고 원인 거론

10일 오후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볼가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 희생자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1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실종자로 분류된 탑승객과 승조원 모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사고 원인으론 악천후와 선장의 조종 실수, 선박 노후와 엔진 고장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 “최대 199명 탑승..생존자는 80명” = 10일 오후 1시 58분(모스크바 시간)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캄스코-우스티노프스크 지역 슈케예보 마을 인근의 볼가강에서 운항 중이던 유람선 ‘불가리야’호가 침몰하면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은 11일 비상사태부를 인용해 “오전 7시(현지시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6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구조된 인원은 80명”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승선 인원 통계는 계속 바뀌고 있다. 비상사태부는 이날 오전 사고 선박 탑승객 친인척들의 신고 전화 등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모두 199명이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에 밝혔다.

전날 비상사태부는 관광객 125명과 승조원 및 서비스 요원 57명 등 모두 182명이 사고 선박에 타고 있었다고 발표했었다.

비상사태부 볼가강 지역 지부장 이고리 판쉰은 “11일 오전 물속으로 내려가 침몰 유람선 내부를 살펴본 구조대원들이 선실 안에서 다수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부는 현재까지 실종자로 분류되고 있는 100여명 모두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침몰한 배 안에서 생존자를 찾아낼 확률은 적다고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희생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비상사태부를 인용해 사고 당시 50명 이상의 어린이가 유람선에 타고 있었으며 이들이 모두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사고 직전 행사를 위해 유람선 2층에 있는 놀이방으로 모였다가 참변을 당했다.

◇ “배가 기울더니 3분 만에 가라앉았다” =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TV 방송 ‘로시야(Russia)’는 정원 초과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140명 정원의 배에 이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람선을 운영하는 여행사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관광객을 태웠다가 사고를 불렀다는 것이다.

악천후와 선장의 조종 실수도 거론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사고 당시 볼가강에는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은 통신에 “배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3분 만에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며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 생존자는 물속에서 약 1시간 30분을 버티다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인터넷 뉴스통신 ‘라이프뉴스(Life News)’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악천후 상황에서 선장이 항로를 급하게 바꾸려다 배가 오른쪽으로 급하게 기울었고 그 결과 배에 물이 차면서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도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항로가 바뀌는 지점에서 배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파도가 배 안으로 들이닥쳤고 곧이어 몇 분만에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악천후로 파도가 이는 상황에서 선장이 급하게 항로를 바꾸려다 배가 기울면서 안으로 물이 들이닥친 것이 침몰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선박 노후와 엔진 고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불가리야호는 1955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건조돼 50년 이상 사용된 노후 선박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일간 신문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는 “유람선을 운영한 여행사 측에선 선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이를 믿기는 어렵다”며 선박 노후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라이프뉴스는 사고 유람선 승조원 가운데 한 명을 인용해 “출발 몇 시간 전 2개의 선박 엔진 가운데 하나에 문제가 있음이 발견됐으나 그대로 출항했었다”고 지적했다.

이 승조원은 엔진이 하나 밖에 작동하지 않아 배의 출력이 크게 줄었고 이 때문에 폭풍과 파도를 견뎌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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