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바레인 ‘민주화 바람’ 탈까

사우디, 바레인 ‘민주화 바람’ 탈까

입력 2011-02-18 00:00
업데이트 2011-02-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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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바레인 시위 격화 때 개입할 듯

 중동 주요국이자 미국의 든든한 동맹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인접한 소국 바레인에서 격화하는 반정부 시위 때문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 동쪽의 바레인에선 이번주 들어 주로 시아파인 시위 참가자 수천명이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성공한 반정부 시위에 자극을 받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소수인 수니파 주도의 왕정에 대해 다수인 시아파가 더 많은 ‘파이’를 받을 수 있도록 이들 시위 참가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바레인은 전체 인구 75만명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40년 가까이 권력을 장악해 시아파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다.

 현재 국왕은 1999년 즉위한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이고,그의 삼촌인 칼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는 40년째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1971년 바레인이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요직은 거의 항상 수니파의 몫이었다.

 이런 처지인 바레인에선 17일 경찰이 시위대 캠프를 급습해 4명이 숨졌고 이어 수도 마나마는 장갑차들로 메워진 상태다.시위자들은 알-칼리파 가문의 권력독점 혁파와 시아파에 대한 각종 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바레인 시위가 격화돼 만일 국왕이 물러나는 상황이 도래하면,시아파가 전체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사우디도 불안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컨설팅업체로 워싱턴에 본사를 둔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인 아이함 카멜은 “사우디 시아파는 (바레인 영향으로) 사회적,경제적,종교적 평등과 관련해 더 많이 요구사항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세대 간 권력이양을 준비하는 (사우디) 왕가에는 장기적인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시아파의 많은 수는 원유로 인한 국부가 대부분 창출되는 동부에 거주하고 있다.특히 바레인 마나마에 제5함대를 주둔하는 미국과 역내 주요국 사우디는 바레인과 알-칼리파 왕가를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 대한 방어벽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바레인 왕가가 흔들리면 사우디가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바이 소재 씨티은행의 중동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루크 수싸는 “사우디는 필요하다면 바레인 왕가에 대해 물적,군사적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 바레인이 앞으로 상당기간 대치상황을 맞을 수 있지만 사우디의 지원 덕분에 정권 교체까지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사우디가 바레인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바레인의 아부 사파 유전에 사우디의 국영업체 아람코가 원유생산을 담당하고 바레인 정유업체가 정유를 맡는 등 긴밀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

 여기에다 마나마 주둔 미 5함대는 사우디의 산유시설과 사우디 원유수출 선박이 오가는 페르시아만 수로를 보호하고 있다.

 사우디와 바레인은 또 15마일 길이의 방둑길로 연결된 점이 상징하듯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사우디 왕가는 바레인의 최대 재정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치분석가인 입티삼 알-키트비는 “사우디 왕가는 바레인 정권의 ‘대부’로 자처한다”며 바레인에서 민주화 바람이 불어도 사우디는 보안기관들이 강력하고 정치 환경도 굳건해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사우디는 바레인 당국이 시위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당분간 관망하다가 시위가 격화하면 개입에 나서,궁극적으로는 자국의 안정까지 도모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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