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고 뺏기는 G2 산업스파이 전쟁

뺏고 뺏기는 G2 산업스파이 전쟁

입력 2011-01-22 00:00
수정 2011-01-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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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미국 수사당국이 한 부부를 산업스파이 혐의로 구속했다. 아내는 2000년 GM에 입사한 뒤 2003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기술개발에 참여했지만 2년 뒤 핵심기술이 담긴 문서 수천건을 무단으로 복사하다 적발돼 해고됐다. 남편은 회사를 세운 뒤 아내가 빼돌린 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12월에는 인공위성에 사용하는 방사선 경화 반도체를 빼돌리려 시도한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뭘까. 중국계 미국인이 범인이고, 미국의 첨단기술을 빼돌렸다는 점이다. 용의자들의 배후에는 모두 중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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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평도 포격 관련 위성사진 공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상업정보회사 스트래트포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미국 기술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중국 산업스파이가 모두 11명이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산업스파이 적발 건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1건에 불과했다. 그 뒤로도 2007년까지 매년 1~3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해마다 7건 이상씩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중국이 산업스파이 활동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미국 수사당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적발된 사건들 가운데 10건은 암호화장비, 휴대전화 핵심부품, 스텔스전투기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칩 등 각종 첨단기술 획득과 관련됐다. 듀폰, 다우케미컬, 모토롤라, GM, 포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명 대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

최근 중국이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젠20을 공개했을 때 일각에서는 디자인이 미국의 F22와 유사한 점을 주목했다. 스트래트포는 지난해 산업스파이 두 명이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개발에 참여하는 BAE시스템의 항공우주 관련 마이크로칩을 훔치려다 구속된 사례를 언급하며 “추측이지만 중국 정부의 젠20 개발에 산업스파이들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2007년 11월 미국의 초당적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군은 빠르게 군 현대화를 이루고 있고 산업 스파이는 지속적으로 새 기술을 중국 기업들에 주고 있다.”며 기술유출이 중국 인민해방군 현대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보당국은 외국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이민 1세대 중국인들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체포된 11명 가운데 10명이 이 경우였다. 특히 중국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협박하거나 포섭 대상자를 직접 위협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영어로 된 보고서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아르바이트를 하다 중국에 포섭된 미국인 학생 글렌 슈라이버가 그런 경우다. 그는 중국 정보요원이 시킨 대로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에 지원하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7만 달러가 넘는 자금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FBI에 체포돼 유죄를 인정한 뒤 4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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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01-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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