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우정나누기·체험 등 취약층에 손 내밀어
카를라 브루니(42) 프랑스 대통령 부인과 윌리엄(27) 영국 왕자의 ‘노숙자’와 연관된 선행이 한파로 얼어붙은 유럽에 훈훈한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브루니는 자택이 있는 파리 도심 16구에서 만난 노숙인 데니스(53)와 각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어 화제다. 그는 8살인 아들 오렐리앙을 학교에 바래다주다가 길에서 데니스를 만난 뒤 친구가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니스는 프랑스 연예 주간지 클로저와의 인터뷰에서 “브루니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50유로나 100유로짜리 지폐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종종 음악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브루니는 자신의 최신 음악앨범에 사인을 한 뒤 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는 “브루니가 다음 앨범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친절한 브루니는 추운 날 길에서 잠을 자야 하는 데니스를 딱하게 여겨 한달 동안 호텔에서 머물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데니스는 “노숙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삶의 방식이 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대신 브루니가 선물한 군용 모포로 따뜻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우정은 브루니가 노숙자들이 발행하는 잡지 머캐덤과 인터뷰를 하면서 알려졌다. 브루니는 이 인터뷰에서 “노숙자들의 의지를 거스르면서 그들을 도울 수는 없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니스는 “브루니와 친구가 된 뒤 경찰들이 더이상 성가시게 굴지 않는다.”면서 “아무래도 그가 경찰에 민원을 넣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진 지난 15일 밤 런던 템스강 블랙프라이어스 다리 근처에서 노숙 체험에 나섰다. 청소년 노숙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이날 윌리엄 왕자는 노숙인을 돕는 시민단체 센터포인트 운영자 세이 오바킨과 개인비서만 동행한 채 골목길 쓰레기통 뒤에 자리를 잡았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위에 종이박스를 이불 삼아 몸을 누인 윌리엄은 밤새도록 찬 바람에 시달렸다. 새벽녘엔 청소차에 치일 뻔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는 “빈곤, 정신질환, 마약 및 알코올 의존, 가정 해체 등이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면서 “내가 노숙자 문제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12-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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