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상호 핵감시 공백 맞을라

美·러 상호 핵감시 공백 맞을라

입력 2009-10-22 12:00
수정 2009-10-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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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START 만료 앞두고 후속협정 지지부진… 시한 넘기면 15년만에 감시요원 동시철수 초유사태

세계 양대 핵무기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상호 핵 감시 시스템이 상당기간 공백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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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효력이 만료되는 오는 12월5일까지 두 나라가 새로운 후속협정을 체결해 발효시키지 못할 경우, 핵무기 시설 감시를 위해 러시아에 상주하고 있는 미국측 요원 30명과 미국에서 감시 중인 러시아측 요원들이 체류를 위한 법적 근거 상실로 동시에 철수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협정이 발효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양측이 서로에 대한 감시권을 잃는 초유의 상황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후속협정 체결을 위한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월 양측의 핵무기를 25% 더 감축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몇몇 이견이 서명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있다. 예컨대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후속협정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설령 양측 행정부가 후속협정에 서명한다 하더라도 양국의 까다로운 의회가 비준에 시간을 끈다면 지금으로부터 한 달 반밖에 안 남은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미 공화당 쪽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폴란드와 체코에 대한 MD 구축 계획을 철회한 데 대해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핵무기 비확산도 좋지만 미국의 핵무기를 현대화하는 것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존 매케인 의원 등은 새로운 핵탄두를 개발해야 할 때라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의 법률 전문가들은 12월5일까지 후속협정 발효에 실패할 경우 파생될 엄청난 사태(감시공백)에 대비한 대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먼저 두 나라 행정부가 후속협정에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의 비준이 지연될 경우엔 행정부 차원의 협정을 의회 승인 없이 잠정적으로 적용해 감시공백을 피한 뒤 나중에 의회의 승인을 얻는 시나리오다. 만일 행정부 선에서부터 협정 체결이 지연될 경우엔 ‘과도(bridge) 권한’이란 이름으로 양측 감시단에 상대국 체류 근거를 일단 부여하자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양국 간에 이 대안들이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미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기한 내 후속협정 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임시방편 안을 협상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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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9-10-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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