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오바마와 회담서 밝혀… 자금압박 등 새달 논의
‘오바마의 대담한 도박이 보상을 받았다.’유엔총회 본회의가 개막된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만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경우에 따라선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처음으로 이란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에 힘을 보탰다. 지난주 오바마가 전격 발표한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폐기 방침에 응답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제재가 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을 경우 진지한 추가 제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은 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핵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중국의 지지뿐 아니라 유엔총회 데뷔 첫날부터 러시아의 이란 제재 동참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얻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은 특히 새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주요 6개국(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핵협상에서 이란과 30여년 만에 처음 직접 대화를 가질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변화가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전향적 자세는 회담 전부터 예견됐다. 러시아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 관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 새 제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최종 입장은 광범위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이란에 대한 새 제재로는 ▲외환정책의 압박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해외투자금 유치 금지 ▲석유·가스 탐사 장비와 기술 수출 금지 ▲석유 정제품 수출 금지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전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의견 통일로 자국의 핵프로그램 목적이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 때문이라는 이란의 전제는 더욱 위협받게 됐다. 그래선지 이날 총회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진전과 핵문제 등 협상 의제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개발 상황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새 핵협상을 ‘시간벌기용’으로 이용할 경우 오바마에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사회가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비극적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9-09-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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