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푸틴 뛰어난 총리” 푸틴 “오바마 희망 연상”

오바마 “푸틴 뛰어난 총리” 푸틴 “오바마 희망 연상”

입력 2009-07-08 00:00
수정 2009-07-0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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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마침내 마주 앉았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면서도 미묘한 긴장감을 내비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날인 7일 오전 푸틴 총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과거에는 러시아 대통령으로, 현재는 총리로서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푸틴 총리는 “오바마라는 이름 하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연상된다.”고 화답했다. 모스크바 근교에 자리잡은 푸틴의 관저에서 가진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의 몸짓은 우호적이었다고 AP통신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못했다.”라며 대화에 이견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앤드루 쿠친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는 ‘상징적으로’ 성공적인 하루를 보냈다면 푸틴 총리와 회동은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라면서 “호감을 사는 것이 오바마의 강점이긴 하지만 푸틴은 쉽게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방문 전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한발은 과거 방식에, 또 다른 발은 새로운 방식에 두고 있다.”며 냉전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고, 푸틴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비판하며 맞받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그동안 공언해온 양국 관계의 ‘재설정(reset)’의 초석을 다졌다.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의 초안을 마련하고 아프가니스탄 군사 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 또 양국 정상의 관계를 보다 동등하게 이끌어갔다는 데 이번 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미국의 명백한 1인자인 오바마와 달리 메드베데프의 입지는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오바마 입장에서는 전후 세대인 메드베데프가 대화 파트너로서 좀더 쉬울 수 있는 만큼 그의 위상을 공고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상 회담 전 푸틴을 공격한 것, 회담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대통령이고 푸틴 총리는 총리”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MD 문제와 그루지야 문제를 놓고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이 남긴 숙제다. 오랜 세월 지속돼온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한 만큼 관계가 언제 또 악화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9-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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