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관리 허술” 비난 화살
AIG 보너스 파문에 누구보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는 다름아닌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다. 공적자금으로 AIG 임직원들이 보너스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에 미국민들의 분노가 치솟는 가운데 혈세로 조성한 구제금융 관리가 허술했다는 비난의 화살마저 그에게 집중적으로 쏠리고 있다.17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가 오바마 행정부에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 이후에도 과연 금융시장과 의회를 다독여나갈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전문가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부문 구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의 설득을 얻어내는 데는 앞으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실 가이트너에 대한 회의론은 지난달 그가 취임 이후 첫 금융구제안을 내놓았을 때부터 불거졌다. 추가 공적자금을 최대 2조 달러(약 2849조원)까지 투입해 미 금융시스템의 고질적 병폐인 부실자산을 처리하겠다는 요지였다. 그것도 민간자본을 유치해 금융권 부실자산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안을 내놓자 당시 전문가들은 그의 소극적인 구제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권 부실을 결코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파이낸셜 리서치그룹인 기관위험분석(IRA)의 크리스 월렌 전무는 “가이트너 장관이 밝힌 악성자산 매입계획은 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어 6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셸비 공화당 의원도 최근 CBS와의 회견에서 “AIG가 보너스를 지급하도록 방치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중대한 실책”이라며 가이트너 장관의 책임을 강력히 추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정론도 없진 않다. 알토란 같은 세금을 월가 부실금융 구제에 밀어넣는 데 대한 국민적 분노를 흡수하는 피뢰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어떻든 공은 다시 가이트너에게 넘어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그에게 AIG의 보너스 지급을 막을 방안을 강구하라고 ‘미션’을 던진 상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9-03-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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