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장기 내전 막바지 무차별 폭격 민간인 피해
스리랑카 정부군이 타밀 반군(LT TE)의 최후 거점지까지 장악한 데 이어 반군 지도자의 은신처까지 폭파하는 등 ‘아시아 최장기 내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잔당 소탕 과정에서 극심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AFP 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방장관은 3일 “LTTE 지도자의 은신처로 보이는 지하벙커를 발견,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건물 2개층 깊이에 에어컨 등 전기제품과 의료품이 갖춰진 이곳에서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54) LTTE 지도자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정부측은 밝혔다.
양측의 교전으로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2일 북부 교전 지역의 한 병원이 포격을 받아 최소 9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병원 포격을 부인하고 있으며 유엔 역시 어느 쪽이 공격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군은 지난달 반군의 수도를 점령한 데 이어 마지막 거점인 동부 주요도시 물라이티부까지 탈환한 뒤 3일 최후 공세를 예고했다.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모든 민간인은 가능한 한 빨리 대피하라.”면서 “LTTE 테러리스트 사이에 있는 민간인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민간인 피해를 무릅쓰고라도 반군 소탕에 ‘올인’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현재 이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 대부분은 타밀족이다. 타밀족은 스리랑카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소수 민족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싱할리족으로부터 차별을 받아 왔다.
이에 타밀족 일부가 반군을 구성했고 1983년부터 분리주의 투쟁에 돌입,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랫동안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타밀족 모두 반군을 지지하는 것은 아님에도, 정부군은 사실상 타밀족 전부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어서 타밀족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군은 LTTE가 이 지역의 25만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으려 한다면서 모든 책임을 반군측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반면 반군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9-02-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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