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는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대변인은 “우리는 아직 공식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가스 수송을 감시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서명한 합의서 사본을 접수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의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이를 확인할 때까지 가스공급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수송을 감시할 EU 감시단 파견에 대한 합의에 서명했다. EU의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체코의 미렉 토폴라넥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서명을 마쳤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측도 전날 오전 EU 감시단 배치에 대한 합의에 서명했다. 따라서 빠르면 이날 중, 늦어도 2~3일 내 유럽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재개가 점쳐져 왔다. 하지만 가즈프롬이 부인하고 나서 사태는 다시 혼미해진 셈이다.
하지만 아직 러시아의 ‘협상 거부’로 지레 단정지을 수는 없다. 쿠프리야노프 대변인은 “EU와 가즈프롬의 감시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떠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러시아의 자원외교도 논란 거리다. 러시아는 2006년 1월에도 친서방 성향인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가스공급을 3일간 차단했다. 지난해 3월과 10월에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가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러시아는 기업과 기업들간의 거래 문제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대유럽 외교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가스대란을 계기로 유럽에서는 원자력에너지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이날 전했다. 취약한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립을 늘려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다. 유럽은 국가별로 원자력에너지 정책이 다르다. 중앙아시아 국가로부터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받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