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세력의 평화협상 제의에 솔깃하며 흔들리는 모습에다 강경파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사퇴설까지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미국을 등에 업고 벌여오던 ‘테러와의 전쟁’에서 손 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마울비 오마르 탈레반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반 무샤라프 진영의 승리를 환영하며, 그들과 평화협상의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 구성될 정부가 전쟁을 포기해야만 협상에 임할 것이며 전쟁을 계속한다면 항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바이툴라 메수드가 이끄는 이 조직은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지목한 북서쪽 페샤와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이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이 지역에 8만명의 병력을 투입해 토벌작전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된 파키스탄인민당(PPP)도 이날 서남부의 발루치스탄주에서 현 정부가 분리주의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탈레반의 ‘호소’에 화답했다.
무샤라프의 비판자들은 아프간 접경지대에서의 군사행동이 치안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전투보다는 대화와 경제적 지원이 유용하다는 의견을 강조해왔다.
이달초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민들 대다수는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지만 미국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새로 구성될 내각과 탈레반이 군사행동보다 대화, 타협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무샤라프마저 퇴진하고 나면 테러와의 전쟁은 후퇴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무샤라프 측근을 인용,“무샤라프가 수일내 자진사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당의 연합정부에 의해 탄핵당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샤라프는 지난주 인터뷰에선 대통령 5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