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이 결정됨에 따라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51) 당수가 사민당 소속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누르고 독일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집권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쾰러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국으로 방영된 TV연설을 통해 총리 불신임안 통과 후 의회내에 안정적인 지지 기반이 없어 총선을 1년 앞당겨 실시해야한다는 슈뢰더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의회 해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8년 집권한 슈뢰더 총리는 자신이 시작한 개혁 작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통해 재집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독일 하원은 집권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합정권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주의회 선거에서 야당인 기민련이 잇따라 승리, 기민련 소속의 주의회 대표들이 다수를 점한 연방 상원에서 슈뢰더 총리의 개혁작업은 번번이 저지당했다.
슈뢰더 총리는 조기 총선 관철을 위해 지난 1일 의회 불신임 표결에서 고의로 패배를 유도하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했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 5월 사민당이 전통 텃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지지기반 회복을 위해 조기 총선을 모색해 왔다.
슈뢰더 총리는 불신임 표결에 앞서 의회 연설에서 독일 국민들이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복지제도의 개혁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기 총선을 원한다고 말했다.
독일 내에서 슈뢰더 총리의 대중적 인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가 소속한 사민당에 대해 국민들은 대체로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사민당과 녹색당의 집권 적녹연합 지도부와 야당인 기민련이 이미 총선 체제에 접어든 가운데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기민련은 사민당보다 17%포인트나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포르사(Forsa)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민련에 지지를 표한 사람은 44%인 반면 사민당은 27%에 불과했고, 녹색당 8%, 자유당 7% 등이었다.
ARD공영방송의 여론 조사에서는 슈뢰더 총리의 재집권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20%선에 그쳤다. 따라서 메르켈 기민련 당수의 총리 당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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