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가장 지적인 테러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유나바머(Unabomber:대학과 폭탄테러범의 합성어)’ 디어도어 카진스키(62)의 자서전과 편지 등을 매각해 정부가 이를 테러 희생자들에게 배상하는 데 쓰라는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미시간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카진스키는 지난 1978∼1995년까지 폭탄이 든 소포를 대학 연구소 등에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였다. 카진스키는 뉴욕 타임스 등에 보낸 편지에서 “기술 진보가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기술의 전횡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저항하기 위해 폭탄을 보낸다.”고 동기를 밝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창설 후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부으며 검거에 나섰지만 결국 그는 형의 제보로 1996년 은거하고 있던 몬타나 숲의 오두막에서 체포됐다. 2년후 유죄를 인정한 카진스키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1일(현지시간) 카진스키의 저작물 등을 정부 소유로 묶어두려는 미국 정부의 청원을 만장일치로 기각하고 자서전 매각 대금은 희생자 유족 등에게 배상하는 데 쓰라고 판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희생자 유족 등이 배상받을 금액이 1500만달러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원고인 정부측은 그의 저작물을 매각하는 것은 범죄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행위이므로 허용돼선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카진스키는 자서전 등을 미시간대학에 기증하고 이 대학은 사회 저항행위를 연구하는 도서관에 그의 저작물을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7-23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