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대선 결선투표 이모저모

印尼대선 결선투표 이모저모

입력 2004-09-21 00:00
수정 2004-09-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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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끝난 인도네시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의 ‘화두’는 시종일관 ‘개혁’이었다. 지난달 1차투표에서 33.57%를 얻어 선두를 달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5) 전 정치·안보장관은 이번에도 ‘경제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쥘 것이 확실시된다.

1차투표에서 26.61%의 득표로 체면을 구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57)현 대통령은 야당인 골카르와 연합해 막판 추격전을 펼쳤으나 빈곤층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 직전의 여론조사에서도 군 장성 출신인 유도요노가 20%포인트 이상 앞서 그의 승리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사상 첫 직선제 대통령 탄생

선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인도네시아 전역의 1만 3000여개 섬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시차 때문에 동부의 파푸아 섬에선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1차투표 때처럼 선거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투표용지를 개표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선관위측은 밝혔다.

유도요노는 오전 7시를 갓 넘어 자카르타 남쪽 자신의 지역구인 시케아스에서 투표한 뒤 “개표과정에서의 부정만 없다면 내가 승리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자신의 득표율을 55∼60%로 예상했다.

반면 마감 직전 가족들과 함께 자카르타 내 시골지역인 케바구산에서 투표한 메가와티 대통령은 유도요노의 승리를 묻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패배 성명을 발표하는 것보다 결과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녀는 투표 전날 국민들에게 누가 이기든지 결과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주의에 쏠린 감시의 눈

투표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19만명의 경찰과 3만 7000명의 군 병력이 배치됐다. 민방위 요원 120만명도 투·개표과정을 지켜봤으며 인도네시아 대학총장협의회(FRI)는 대학생 1만여명을 선거 감시팀으로 전국 투표소에 보냈다.

토비 무티스 트리삭티대학 총장은 “대선 감시팀을 보낸 것은 민주주의의 축제를 맞아 고등 교육기관의 사회통제 기능과 도덕적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감시활동에 필요한 2억루피아는 총장협의회에 참여하는 10개 국립 및 사립대학이 분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리더십이 승패의 분수령

현지 분석가들은 육군 대장 출신의 유도요노가 2002년 발리와 2003년 매리어트호텔 테러 사건을 처리하면서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본다.

지난 9일 호주대사관 주변 테러도 반(反)테러에 적극적인 유도요노의 입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가와티 대통령은 2001년 7월 압두라흐만 왈리드 전 대통령의 부패와 무능으로 집권했으면서도 폭증하는 실업률과 부패 만연, 이슬람 무장세력의 위협 등을 치유하지 못했다.

메가와티측은 ‘미완의 개혁’을 완수하게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으나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각료들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스타일로는 유권자들의 신임을 받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결선투표 직전 메가와티와 손 잡은 골카르당은 유도요노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회 55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한 원내 1당인 골카르가 야당으로 남을 것을 자처, 인도네시아는 여소야대 정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1998년 민중봉기로 권좌에서 물러난 수하르토 전 대통령도 지팡이에 의지해 자카르타 교외의 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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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4-09-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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