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회 집권당 줄줄이 참패

EU의회 집권당 줄줄이 참패

입력 2004-06-15 00:00
수정 2004-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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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25개 회원국에서 13일 막내린 EU의회 선거에서 각국의 집권당이 줄줄이 패배했다.

EU차원의 쟁점들은 논의되지 못한 채 국내 정치의 연장으로 변질되면서 유권자들이 집권당에 경기침체,정치적 판단착오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탓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3억 5000만명에 이르는 사상최대의 다국 선거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상 최고의 기권율로 EU에 대한 무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EU의 역사적인 ‘빅뱅’ 후 6주 만에 치러진 이번 의회선거의 투표율은 44.2%로 최종 집계됐다.유럽의회 선거가 처음 실시된 79년(투표율 6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확대 이전에 실시된 1999년의 49.8%에 비해서도 5%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특히 중·동구의 10개 신규 회원국의 참여율은 26%에 그쳤다.슬로바키아의 경우 16%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신규회원국중 가장 유권자가 많은 폴란드도 20%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신규가입 회원국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EU 정치인들에게 많은 과제를 던진다.

통합론자들은 신규 회원국들이 EU 시민으로서의 첫 권리행사인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EU 가입을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EU제도에 아직 익숙지 않은데다 가입에 따른 실익은 적은 반면 재정,경제,환경 등 제반 분야에서 각종 규제가 늘어난데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집권당이 패배하거나 지지율이 하락했다.프랑스에서는 제1 야당인 사회당이 28.9%를 득표,총 78개 의석 중 28∼3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은 16.6%에 그쳤다.독일의 집권 사회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2차대전 이후 최저의 지지율로 기민·기사 연합에 참패했다.이번 선거에서 사민당 지지율은 21.5%로 1999년에 비해 10.6%포인트나 하락했다.

독일,프랑스에서는 장기 경기침체에 대한 여당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면 영국과 이탈리아,스웨덴의 경우 정부의 이라크전 찬성과 파병 입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집권당이 패배했다.

폴란드,헝가리 등 동구권 신규 가입국의 경우 EU 가입 기준에 맞추려고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는 등 예산을 긴축하고 서유럽 노동시장 편입이 기대만큼 실업률을 낮추지 못하자 야당이 득세했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25개 회원국 중도우파 정당들의 집합체인 PPE그룹이 집권당 패배와 유권자 무관심 속에서도 전체 732석 가운데 269석을 얻어 제1그룹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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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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