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보트피플’ 행렬

아이티 ‘보트피플’ 행렬

입력 2004-02-27 00:00
수정 200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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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를 맞은 아이티 소요사태는 국제중재안의 실패로 반군의 수도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자행되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외국인들의 탈출 러시에 이어 아이티인들도 배를 이용해 탈출하려는 이른바 ‘보트피플’ 행렬이 시작됐다.

친정부 ‘무장세력’ 시민 협박·금품 탈취

2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회의를 앞두고 프랑스는 25일 국제군의 신속 배치와 함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반군측에 이어 아이티 야권연합체인 ‘민주주의 강령’도 성명에서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망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신들이 전하는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한마디로 혼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무장한 친정부 세력들은 시내로 향하는 진입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스키 마스크를 쓴 무장 친정부 용병들은 지나가는 차들을 마구잡이로 세워 협박하는가 하면 시민들을 위협,금품을 빼앗고 있다.시내 곳곳의 식품 창고와 자동차 전시장,식당들이 약탈당했고,가게와 호텔이 전부 문을 닫아 ‘유령 도시’를 방불케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무기를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반군 지도자 필리페는 이날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입장을 바꿔 “바로 대통령궁으로 진격해 대통령을 체포할 것”이라며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美, 보트피플 감시 경비 강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포르토프랭스 공항에는 반군의 공격전에 아이티를 빠져나가려는 수백명의 외국인과 아이티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자메이카항공은 이날 아이티행 항공편 운항은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마이애미 해안경비대는 25일 아이티인 21명 등 28명을 태운 화물선 한 척을 발견,붙잡고 있다고 밝혔다.마이애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 배에는 아이티 경찰관과 정부 하급관리 등이 타고 있었다.미국은 이들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방침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이티인들에게 망명자제를 호소한 직후 발생한 이번 사건은 아이티인들의 해상탈출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미국은 아이티 보트피플을 막기 위해 해군·해안경비대를 동원해 플로리다주 해안 일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와 스페인,도미니카공화국 등 각국은 자국 국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소규모 병력과 비상항공편을 급파했다.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미래와 사람들’의 현지법인인 윌베 종업원 19명은 이날 항공편으로 아이티를 빠져 나와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국제군 배치 촉구

프랑스는 아이티에 국제군을 수일내 배치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한편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프랑스는 26일 유엔 안보리에 이를 제안할 계획이나 미국이 병력 파견에 앞서 아리스티드정권과 반군간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당장 국제적 차원의 개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균미기자 kmkim@˝
2004-02-27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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