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점심시간/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점심시간/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2-09-13 20:34
수정 2022-09-14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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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은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이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8시간 근무 중간쯤인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가 휴게시간이 됐다. 직장인들은 이때 점심도 먹지만 시간을 쪼개 병원에 가거나 민원서류도 뗀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제2조 제2항)엔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3시까지’로 돼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노조가 점심시간 휴무제를 요구하는 근거다. 민원 담당 공무원들이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업무를 중단하고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경남 고성군이 2017년 2월 처음 실시했고 경기 양평군, 전남 고흥·담양·무안·영암·장성군, 전북 남원시, 충북 제천시와 단양·보은군, 광주시 5개 자치구, 부산시 14개 구군 등으로 확대됐다. 경남 남해군, 전남 목포시, 충북 영동군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다.

공무원에게도 다른 노동자처럼 휴게시간은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시민들 편의에 맞춰 휴게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 의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도 이런 필요성을 인정해서다.

직장인 수요에 맞추기 위해 병원 점심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음식점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장대응팀은 점심시간이 오후 1시 이후다. 가맹점이 바쁜 점심시간에 급히 본사와 상담 등을 할 경우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사에서 주식·채권 매매 업무를 하면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때 점심을 건너뛴다. 한 시간 동안 시장에 집중할 수 없고, 먹고 나면 포만감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허기가 심하면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으로 일하면서 점심을 때운다.

공무원 월급은 세금에서 나온다. 휴게시간이 모두 똑같기를 고집하는 것은 공복임을 잊은 자세다. 무인민원발급기 등이 늘었지만 대면 업무가 필요한 취약계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적어도 민원 업무를 하는 공무원은 세상 흐름에 맞추는 고민을 하는 게 먼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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