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효심이 바꾼 길의 운명/이종락 논설위원

[길섶에서] 효심이 바꾼 길의 운명/이종락 논설위원

이종락 기자
입력 2021-05-17 20:40
수정 2021-05-18 01: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조선시대 22대 왕 정조는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이 대단했다. 할아버지 영조에 이어 왕이 되자 현재 서울시립대 뒷산인 배봉산에 있던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의 화산 기슭으로 옮겨 왕릉의 면모를 갖춘 현륭원으로 단장했다. 정조는 현륭원까지 능행차를 자주 했는데 동작나루와 남태령을 넘어 과천과 의왕 사근행궁을 지나 화성으로 향하는 삼남대로를 이용했다. 현륭원 참배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올 때 있던 고개만 넘으면 부친의 능이 보이지 않게 된다며 하염없이 능을 바라봐 행렬이 지체됐다고 해 의왕시 왕곡동에 ‘지지(遲遲)대 고개’라는 이름이 생길 정도였다.

그런데 의왕과 과천에서 사도세자 탄핵을 주도한 청풍 김씨의 거두 김징과 손자 김약로의 묘를 거치게 됐다. 마음이 불편했던 정조는 노량나루를 지나 금천과 안양을 거쳐 현륭원에 참배를 가는 금천로를 개척했다. 금천이라는 지명도 ‘새로운 흥성’을 뜻하는 시흥(始興)으로 바꿨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시흥을 중심으로 한 금천로는 파주~서울~목포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대표 길인 1번 국도가 됐고, 원래의 삼남대로는 중요도가 떨어졌다. 효심으로 길까지 바꾼 정조. 지난 어버이날에 어머니에게 카네이션과 저녁을 사드리고 만족한 내가 부끄럽다.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서울시의회 박규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4)이 지난 8월 31일 제339회 임시회 제1차 기획경제위원회에서 민간투자 현황을 보고받으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서울시로부터 동대문구 수직구를 군자교로 이전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박 의원은 “공사의 효율성만을 우선한 채 주민 설명회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역 주민의 반발로 오히려 설득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상습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총연장 10.4km의 대심도 지하 터널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특히 공사 자재와 장비를 운반하는 수직구를 당초 장평근린공원 내에 설치하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금의 임시 수직구 위치를 정하는 데까지도 수많은 시간의 설득 과정이 있었다”며 “동대문구 주민께 약속한 대로 환기구 등 영구적으로 사용될 수직구는 반드시 군자교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은 공원 내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영구 수직
thumbnail -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2021-05-18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