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추몽(秋夢)/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추몽(秋夢)/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10-20 00:00
수정 2014-10-20 09: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며칠 전에 있었던 킹크랩 소동은 결과야 엇갈렸지만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김선달을 다시 생각할 만했다. 독과점으로 한몫을 챙기려던 수입 업자가 엄청난 양의 킹크랩을 제때 처리를 못 하자 방출에 나섰고, 다른 수입업자들도 비슷한 값에 내놓으면서 폭락했다. 1kg7~8만원 하던 것이 3만원선에 팔렸다니 쇼윈도 수산물로 먼 발치에서 언감생심 했던 이들이 귀를 쫑긋 세우기에 충분했다. 아쉽게도 상인들의 물량 조절로 값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킹크랩은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큰 편이 아니다. 전량 수입 등 여러 요인이 내재돼 있을 것이다. 최근 킹크랩 전문점에서 시켜 먹었는데 작은 한 마리가 8만원대였다. “제 돈을 내고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말에 양껏 먹지 못했다. 실제 덩치만큼 속살이 많지 않아 두 명이 한 마리를 먹어봐야 위에 기별도 안 온다. 킹크랩 소동은 견물생심을 느끼기도 전에 일개 추몽(秋夢)으로 끝나고 있다. 수입 상인도 김선달은커녕 폭리행위만 들킨 채 헛물만 켠 격이다. 상인들의 담합으로 값이 다시 오른 걸 보니 내린 산지(러시아) 값만큼 싸게 먹기는 어려울 듯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10-2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