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떤 사과(謝過)/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떤 사과(謝過)/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4-08-09 00:00
수정 2014-08-0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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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진정성이다. 조건 없는 사과여야 진정성이 느껴진다. 진정한 사과는 자존심을 꺾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사과를 잘하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이다. 게리 채프먼과 제니퍼 토머스는 진정한 사과의 조건으로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1. 하지만, 다만 같은 변명을 붙이지 마라. 2. 무엇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3.“내가 잘못했다”라고 명확히 말하라. 4. 보상 의사를 밝혀라. 5.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6. 용서를 청하라.

셋이서 차를 몰고 작은 극장에 갔는데 관리인이 주차기가 잠시 고장 나 차를 댈 수 없다는 것이다. 급한 대로 유료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을 불러 따졌다. 20대로 보이는 여직원은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몇 번이나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따진 내가 머쓱해졌는데 주차비의 다섯 배나 되는 영화관람권 석 장까지 갖다 줘서 도리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사과에 인색한 세태다. 잘못이 있는 사람이든 국가든 이런 직원을 닮으면 세상이 밝아지련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4-08-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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