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종 형은 봄동 뿌리를 좋아했다. 봄동을 캐 오면 어린 나에게 용돈을 주곤 했다. 봄동은 겨울을 보낸 노지 배추로 알고 있지만, 주로 겨울철에 용돈을 받았다. 겨울철 형의 입이 꽤 심심했던 모양이다.
겨울 밭의 봄동은 볏짚으로 덮여 있었다. 볏짚의 온기로 겨울을 보낸 뒤 봄 밥상에 오른다. 하지만 김장용 배추를 수확한 늦가을 밭에도 봄동은 많았다. 성년이 된 뒤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향이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입 안에 꽉 찬다.”고 극찬했다. 마땅한 요깃거리가 없던 40여년 전의 일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봄동 뿌리 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용돈과 바꾸던 그 뿌리가 상품성을 잃은 건가? 시골 친구에게 전화로 알아봤더니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운 좋아야 장날에 볼 수 있단다. 봄동엔 항암·항노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일반 배추보다 30배 많다. 요즘 채소 뿌리를 통째로 넣은 ‘매크로비오틱(Macrobiotic) 음식’이 인기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지내던 어린 시절 ‘봄동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한겨울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겨울 밭의 봄동은 볏짚으로 덮여 있었다. 볏짚의 온기로 겨울을 보낸 뒤 봄 밥상에 오른다. 하지만 김장용 배추를 수확한 늦가을 밭에도 봄동은 많았다. 성년이 된 뒤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향이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입 안에 꽉 찬다.”고 극찬했다. 마땅한 요깃거리가 없던 40여년 전의 일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봄동 뿌리 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용돈과 바꾸던 그 뿌리가 상품성을 잃은 건가? 시골 친구에게 전화로 알아봤더니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운 좋아야 장날에 볼 수 있단다. 봄동엔 항암·항노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일반 배추보다 30배 많다. 요즘 채소 뿌리를 통째로 넣은 ‘매크로비오틱(Macrobiotic) 음식’이 인기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지내던 어린 시절 ‘봄동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한겨울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2-12-1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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