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대변인만 울게 한 김혜경씨 ‘억지사과’

[사설] 민주당 대변인만 울게 한 김혜경씨 ‘억지사과’

입력 2022-02-10 22:12
수정 2022-02-1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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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그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 자신의 수행비서를 통해 총무과 7급 공무원을 가사도우미처럼 부리고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 등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진실한 사과”라고 감쌌고, 이 후보 선대위의 한 대변인은 ‘김씨의 결단’ 운운하며 방송에서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김씨 회견은 온전한 사과로 보기 어렵다. 명색이 사과라면 무엇이 잘못인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마땅한데 그는 이를 회피했다.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공사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는 말로 자기 잘못을 뭉뚱그렸다. “어떤 사실관계까지 사과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도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이라는 말로 피해 갔다. 공무원을 가사도우미로 쓴 것과 법인카드 전용, 업무추진비 유용, 대리처방, 관용차 불법 사용 등 그동안 숱하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무엇 하나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공무원을 한 번 본 게 전부라는 말로 의혹에 대한 법적 책임을 수행비서 배모씨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 지사가 ‘직원의 부적절한 행위’라며 선을 그은 것과 궤를 같이한 것이다. 알맹이 없는 사과였지만 김씨가 책임을 얘기한 만큼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나라의 내일을 논해야 할 대선 국면에서 유력 후보 부인들이 앞다퉈 사과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착잡한 일이다. 나아가 이런 사과들조차 온전하지 못하다는 점은 분노마저 일게 한다. 이런 현실에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국민들이 그저 딱할 뿐이다.



2022-0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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