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하산 기관장의 폐해 보여 준 마사회장

[사설] 낙하산 기관장의 폐해 보여 준 마사회장

입력 2021-04-14 20:18
수정 2021-04-1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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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은 사실이 그제 폭로됐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회장은 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별 채용하도록 지시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는 간부와 직원에게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의 육성이 그대로 담긴 녹음 파일이 방송 등을 통해 공개돼 사실관계를 발뺌하기는 어렵게 됐다.

마사회의 인사 규정에는 회장은 조건부로 비서실장과 운전기사 등을 채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비리가 있을 수 있다며 임의 채용을 하지 않도록 규정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인사 담당 직원 등이 이런 이유를 들어 지시를 재고해 달라고 하자 김 회장은 지면에 옮기기조차 힘든 육두문자를 남발했다. 결국 문제의 인물은 월 급여 700만원을 받는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낙하산 기관장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공직자를 잘라 버리겠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3선 의원 출신인 그는 의원 시절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으로 당시 마사회장의 비상근 자문위원 위촉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는 반말 투로 비아냥대며 마사회장에게 야단을 쳤는데 이번에는 자신이 똑같이 행동함으로써 직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전효관 청와대 문화비서관의 서울시 재직 당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함께 김 회장의 폭언 파문을 감찰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다른 공기업 기관장에게도 타산지석이 되도록 엄중히 다룰 일이다. 무엇보다 금배지를 잃은 정치인에게 보상 차원으로 공기업 임원을 맡기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모두 깨달았으면 한다.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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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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