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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입시 의혹 감사원이 감사 나서야

[사설] 로스쿨 입시 의혹 감사원이 감사 나서야

입력 2016-04-19 22:40
업데이트 2016-04-1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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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의 ‘불공정’ 입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교육부의 전수조사에서 전·현직 대법관과 검찰 간부 등 고위 법조인 자녀 40여명이 로스쿨에 ’불공정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변호사 133명과 전국법과대학원 교수회는 교육부에 관련자들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로스쿨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 문제는 이제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담당 부처인 교육부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감사원이 로스쿨 입시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설 때다.

교육부의 전국 25개 로스쿨 입시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수백 건의 입시 비리 의혹이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위 법조인들의 자녀를 포함해 사회지도층의 자녀 수백 명이 자기소개서에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을 기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전직 대법관 자녀는 아버지의 출신 학교에서부터 사법연수원 기수, 대법관 경력까지 빼곡히 적었다는 웃지 못할 소리도 들린다. 과연 로스쿨 입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과연 이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아버지 소개서’를 썼겠는가.

사실 자기소개서에 부모 스펙을 드러낸 것만으로 부정 입학이라고 몰고 갈 수는 없다. 하지만 한 로스쿨 교수가 “자신도 사회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자녀의 입학 청탁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고백했듯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녀 로스쿨 입학 청탁 로비가 엄연한 현실에서 부모의 배경이 어떤 식으로든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 대학의 로스쿨 면접 때 “아버지 뭐하시느냐?”라는 식의 황당한 질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게다.

중·고교 입시에서도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부모의 신분이 드러나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그런데 로스쿨 입시가 중·고교 입시보다야 허술해서야 말이 되는가. 면접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정량평가가 많은 것도 문제다. 최종 합격 점수 등은 아예 ‘깜깜이’이니 입학에서부터 취업까지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도록 잘 짜인 제도나 다름없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이 나온 까닭이다.

로스쿨에 대한 불신은 교육부의 책임도 크다. 로스쿨 도입 후 한 차례도 실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전수조사를 하고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감사원이 교육부를 비롯해 로스쿨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서야 한다. 이참에 의학전문대학원과 외교아카데미의 입시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감사도 같이 하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실한 제도라면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2016-04-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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