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카 감염자 첫 발생, 제2 메르스 사태 안 되게

[사설] 지카 감염자 첫 발생, 제2 메르스 사태 안 되게

입력 2016-03-22 22:40
업데이트 2016-03-2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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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소두증(小頭症) 공포로 몰아넣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브라질을 방문한 남성이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일상에서 사람 사이에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혈이나 성 접촉으로 전파가 이루어질 수는 있지만,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악명을 떨치고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해도 소두증은 감염된 임신부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서 나타나는 만큼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과 그 가족이라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한 사람의 감염자 발생이 사회적 불안감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질병관리본부는 바이러스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중남미에서 시작돼 북미와 유럽, 아시아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국제화 시대에 우리나라에서도 중남미를 여행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올해 하계 올림픽은 지카 바이러스 전파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선수와 임원, 보도진을 비롯해 반드시 가야 하는 인원부터 적은 숫자가 아니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지구촌 축제인 만큼 응원단을 포함한 관광객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가 사람에게 전파하니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감염자 역시 브라질 현지에서 모기 기피제를 쓰고 긴 옷을 입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앞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귀국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방역 및 의료 체계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보듯 외래 감염증에 크게 취약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순식간에 전염되는 메르스와는 성격이 다른데도 감염자 발생 소식에 긴장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감염증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본부장이 차관급으로 격상되고 역학조사관도 증원이 추진되는 등 조직과 인력의 확충이 이루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차단 대책만큼은 제대로 세워 메르스 사태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새로운 체계의 효율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걱정을 덜어 주는 정부 조직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2016-03-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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