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래시장 살릴 의미 있는 실험들을 주목한다

[사설] 재래시장 살릴 의미 있는 실험들을 주목한다

입력 2015-01-02 17:46
수정 2015-01-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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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해 가던 재래시장인 강원도 봉평장이 요즘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이다. 좌판 대신 손님 눈높이의 매대를 설치하고 주인의 얼굴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간이 간판을 달면서다. 이런 간단한 ‘리모델링’이 시장을 살린 비결이라면 대형마트와 소상인 간 동반성장 정책에서부터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서울시가 올해 도입할 재래시장 ‘신용카드 간편결제 시스템’의 안착을 바라는 이유다.

봉평장은 지난해 한 카드회사가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시들어 가는 전통시장을 다시 꽃피운 주역은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아닌, 시장 상인과 기업 등 민간이었다. 까닭에 동반성장위원회와 중앙정부가 오히려 배워야 할 판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일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이나 동네 가게 매출이 늘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면 더 그렇다. 국회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고쳐 SSM 등의 휴일 의무휴업을 강제했지만, 골목 상권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문이 닫힐 때 재래시장을 찾지 않고 기다렸다가 다른 날 대형마트를 찾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얼마 전 골목 상권 보호 취지로 지자체들이 만든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례에 대해 서울고법은 위법 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지자체들은 판결의 함의를 살려 대형마트의 강제 휴무라는 규제 대신 영세 상인들을 도울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기에 서울시의 ‘신용카드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 실험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서울 시내 재래시장에 카드결제기가 60∼70%가량 보급돼 있지만 상인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꺼려 해 이용률이 낮은 데 착안한 대안이다. 대중교통 이용 때처럼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를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도록 해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이 소액 물품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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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이주비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이주비대출 담보가치 산정 기준을 완화한다. 정비사업 전 조합원이 보유한 기존 자산을 기준으로 삼던 방식에서 사업 완료 후 신축 주택의 가치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올해 초부터 이와 같은 재건축 재개발 정비구역의 조합원 이주 대출을 완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정부의 이번 핵심 정책은 규제지역 내 이주비대출의 LTV 40% 한도를 유지하되, 담보가치 산정 방식을 개선해 실제 대출 가능한 한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적용되는 개정안에 따라, 기존의 종전자산평가액 단독 기준 대신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더 큰 금액을 담보가치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종후자산평가액은 정비사업 완료 후 예상되는 신축 주택의 가치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조합원이 사업 전 소유하던 토지와 건물의 가치가 이주비대출의 한도를 정하는 담보 기준으로 활용됐다.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이주비 대출 완화로 자금 마련과 함께 착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구역 35곳, 3만 1075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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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은 현금 결제를 해야 한다는 선입견 탓에 젊은 층이 고개를 돌리면서 갈수록 쇠퇴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번 실험이 전통시장을 살릴 ‘신의 한 수’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무의미한 헛발질은 아닐 게다. 마이클 샌델 교수에게 명예시민증을 주거나 한강시민공원에 주변 경관에 어울리지 않은 영화 속 ‘괴물’ 조형물을 세우는 등 최근 서울시의 속보이는 ‘이벤트 시정’에 비해 서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2015-01-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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