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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용론만 재확인시킨 저축銀 국정조사

[사설] 무용론만 재확인시킨 저축銀 국정조사

입력 2011-08-13 00:00
업데이트 201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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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45일간의 활동에 막을 내렸다. 특위는 현 정부 들어 세 차례 진행된 국정조사 중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첫 사례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하지만 총평을 내린다면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현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채 출발했기에 진작부터 용두사미로 끝날 것으로 예견됐다. 국정조사 무용론을 새삼 일깨웠을 뿐이다. 유용한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여야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게 목적인 듯 무리한 증인 요구 공방을 벌이느라 첫 단추를 꿰는 일부터 실패했다. 이로 인해 청문회는 열지도 못했고, 종합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해 20여일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이 문제를 뒤로 미룬 채 겨우 활동에 들어갔지만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비협조적인 검찰과 티격태격하느라,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일관한 대상 부처 및 기관들과 실랑이하느라 귀중한 시일을 또 빼앗겼다. 남은 일정으로 뜻한 바를 이루기엔 애시당초 역부족이었다.

특위의 활동 목표는 크게 네가지였다. 첫째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부풀리기 경쟁만 벌이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형국이 됐다. 특위의 4인 소위는 예금주 피해 구제 대책으로 최대 2억원 보상 등 섣부른 안을 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그나마 전·현 정부의 총체적인 정책·감독 부실을 결과보고서에 명시한 정도가 성과라면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구체적인 대상 없이 애매모호하게 접근해 책임을 추궁하기도 어렵게 됐다. 제도 개선 대책은 시종 제자리걸음이었다. 검찰 수사를 더 지켜보고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특검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

여야가 국정조사에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보다도 숱한 피해자들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현실적으로 보상 대안이 없다며 손을 놓은 이상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오랜 시일이 요구된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더 겪어야 한다. 정부가 정책 실패, 감독 실패로 부실 사태를 키운 만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급한 사정이 있는 피해자들에게는 선(先)지원·후(後)보전 등의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11-08-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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