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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은 北 연평도발 꾸짖는 러시아를 보라

[사설] 중국은 北 연평도발 꾸짖는 러시아를 보라

입력 2010-12-16 00:00
업데이트 2010-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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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한의 잇단 탈선 행위에 확실하게 선을 긋고 나왔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그제 북·러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한 어조로 북의 연평도 포격을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북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에도 쐐기를 박았다. 우리는 국제외교의 보편적 잣대를 들이댄 러시아의 선택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후견국 지위에만 매달리고 있는 중국의 태도 변화를 주시하고자 한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장관회담에서 연평도 포격은 남한의 선제공격 탓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그러나 “남한 영토에 대한 포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러시아 측의 싸늘한 반응을 접해야 했다. 러시아로선 흑백을 분명히 가린 셈이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연평도 사태의 해법으로 6자회동을 고장난 축음기처럼 되뇌고 있다. 장위 대변인은 “북한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동의했다.”고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북 성과를 자랑했다. 서울에서 피해자인 남과 가해자인 북을 동렬에 놓고 상호 자제와 6자회동 참여를 요구했던 황당한 태도 그대로였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국제 도의에도 어긋나지만 긴 눈으로 볼 때 동북아의 안정을 해치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6자회담 카드는 발상이나 시기 모두 문제다. 당장 6자회담이 열려 북핵문제 대신 연평도 도발을 놓고 남북이 입씨름을 벌이는 경우를 상정해 보라. 민간인까지 살상한 북한의 엄청난 만행의 초점만 흐리는 꼴 아니겠는가. 더욱이 북측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풍계리와 영변에서 갱도 공사로 추가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위하고 있다. 핵 포기가 아니라 단지 6자회담 참여 그 자체를 생색내며 식량과 에너지 원조를 챙기고 회담 테이블 뒤에서 핵 개발을 계속하는 북의 전술에 무한정 놀아날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중국 지도부의 입장에선 순망치한 격인 북한정권의 곤경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의 군사 도발이나 핵 개발까지 모른 체해서야 될 말인가. 이는 소수민족 분쟁과 일당지배 등 숱한 내부문제를 안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에 대한 주변국의 경계심을 키우는 일일 게다. 중국은 패권경쟁의 시각으로 북한의 불량한 행태를 두둔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일임을 깨닫기 바란다.
2010-12-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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