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속에 반짝이는 한글을 위한 과제

[사설] 세계 속에 반짝이는 한글을 위한 과제

입력 2009-10-09 12:00
수정 2009-10-0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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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문자가 창제된 날을 국경일로 정해 기념하는 유일한 나라다. 한글날은 1991년 한글단체 등 민간차원의 국경일 승격운동이 시작된 지 14년만인 2005년 국경일로 지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563돌 한글날을 맞은 오늘, 우리는 ‘세계의 문자’로 성가를 높여가고 있는 한글에 더없는 자부심을 느낀다. 얼마전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데 이어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에는 처음으로 한국어학교가 들어선다.

전세계 한국어 학습기관은 2177개(2008년 기준)로 대부분 북미와 일본 등 재외동포 지역에 집중돼 있다. 최근 한국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나 한류바람이 부는 중동과 남미지역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다양한 명칭의 한국어 보급기관을 세종학당으로 통일, 2015년까지 500개로 확대한다는 정부의 ‘세종학당 공동브랜드화’사업은 그런 점에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방안 또한 적극 검토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같은 총체적 노력이 무색하게 한글을 내부로부터 좀먹게 하는 저열한 인터넷 신조어가 기승을 부려 우려를 낳고 있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등 마치 외계인의 언어 같은 억지 줄임말이 판친다. 어제 출간된 한 권위있는 국어대사전에는 ‘생활밀착형’ 단어라는 이름 아래 얼짱·생얼·셀카 같은 말들이 대거 실렸다. 언어가 시대의 산물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곧바로 ‘정품(正品)’ 언어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의문이다. 한국어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마구잡이 한국어능력시험 또한 차제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라 안팎으로 ‘한글 르네상스’의 기운이 거센 지금, 우리 스스로 말·글살이를 되돌아봐야 한다. 언어는 개인의 인격, 나아가 국가의 품격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2009-10-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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