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 번째 갖는 회동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우리 역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늬만 정상회담이 아닌 실질적 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측이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연장선에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도 그렇다.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이 조율한 결과로 여겨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지금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공조,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여기에 독도 사태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도 짚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이처럼 의제가 많다 보니 자칫 소리만 요란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먼저 챙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 파병은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있는 터라 신중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동맹국에 대한 미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 보아야 할 이유다.
2008-08-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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