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인 질병정보 목적외 사용 막아야

[사설] 개인 질병정보 목적외 사용 막아야

입력 2004-10-08 00:00
수정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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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의 보험가입자 개인질병 기록이 본인도 모르게 청와대 경호실,경찰,국정원 등 다른 정부기관에 넘겨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질병기록이 이처럼 정부기관 사이를 넘나드는 상황은 명백히 인권 침해적이다.건강보험공단의 질병정보 수집은 보험급여 업무처리와 의료복지서비스 증진이 그 목적이다.그 외 채용,범죄수사 등 다른 목적을 위해 본인의 동의나 법률 규정도 없이 외부로 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개인정보 보호원칙 중 ‘이용제한의 원칙’에 어긋난다.

물론 관련 정부기관들은 경호실법,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등 법적 근거를 갖고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다.그러나 이 법률 조항들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남용의 소지가 크거나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직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공단체장에게 기타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치명적 불이익이 될 수 있는 개인 질병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건강보험공단은 일정한 창구도 없이 각 실별로 정보제공 판단을 해 왔다니 그 기준에도 회의가 갈 수밖에 없다.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질병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돼서는 안 된다.범죄수사 등 불가피한 경우라도 구체적 법률근거에 따라 엄격한 이용 제한과 관리가 따라야 할 것이다.공공기관의 개인정보는 국민서비스를 위한 것이지 국민의 ‘빅브러더’가 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관련 법규와 정보 관행의 정비가 시급하다.

2004-10-0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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