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수도 추진 속도조절해야

[사설] 행정수도 추진 속도조절해야

입력 2004-08-12 00:00
수정 2004-08-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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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에 너무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국회논의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어제 신행정수도 예정지로 연기·공주를 확정·발표한 것은 성급한 처사다.특히 헌법재판소가 조만간 수도이전 헌법소원 심판을 내릴 예정이었다.적어도 헌재 심판을 지켜본 뒤 예정지를 확정했어야 했다.

앞으로 행정수도 예정지 주민을 중심으로 수도이전을 전제로 한 경제행위가 잇따를 전망이다.만약 이전계획이 번복 혹은 수정된다면 그에 따른 혼란과 피해가 클 것이다.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시간을 갖고 정치적 논란과 문제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정치권에서 일정 수준의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를 먼저 해야 한다.신행정수도특별법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으므로 법집행만 하면 된다는 완고함은 곤란하다.

국가백년대계인 수도이전은 국론분열과 정치갈등을 무시하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 과반수가 수도이전에 부정적이다.반대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국론결집 미흡이라는,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한다.한나라당은 어제 행정수도 관련 당론을 연말쯤 결정하겠다는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당론도 없이 정치적 비판만 하는 한나라당보다는 정부·여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이 쫓기듯 이전일정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국론결집을 이루는 추가절차를 반드시 밟아야 한다.

정부·여당의 자세가 바뀌지 않으면 가을 정국도 파란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은 정부 발표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토지보상 예산의 국회심의를 거부할 뜻을 밝혔다.민노당도 일단 반대당론을 정했다.내년 예산심의가 파행을 겪는 동시에 개혁·민생입법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여야는 국회 특위를 구성하든지,아니면 관련 상임위를 소집해 행정수도 논의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정부는 국회 논의 상황을 봐가면서 행정수도 설계 및 토지수용 등 이전작업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2004-08-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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