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포로학대 만행 미봉책 안된다

[사설] 美 포로학대 만행 미봉책 안된다

입력 2004-05-07 00:00
수정 2004-05-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군이 이라크에서 자행한 이라크군 포로 학대행위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바그다드 시민들이 연일 문제의 아부 그라이브수용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반미 열기는 아랍권 전체로 번져나가고 있다.포로학대의 정도도 당초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포로 살해사건을 포함,수십건의 가혹행위가 있었음이 추가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부시행정부의 대응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1월 중순 이번 성 학대 사건을 보고받고서도 이를 백악관에 보고하지 않고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부시대통령이 뒤늦게 아랍 TV방송에 출연,혐오스러운 사건이었다며 간접 사과했으나,아랍권 시청자들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발언이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오만함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이렇게 해서 어떻게 부시대통령의 말처럼 ‘아랍인의 가슴과 마음을 얻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전후 1년 이상 이라크에서 계속되는 반미세력의 완강한 저항은 전후처리가 무력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부시 대통령은 포로 학대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 관련자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력에만 의존하지 않는,진정한 강대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오는 6월말로 예정된 이라크 과도정부로의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러한 노력은 더 절실하다.지금부터라도 미국 주도의 전후처리 욕심을 버리고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길을 열어,국제적 연대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2004-05-07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