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의 헌법 너머] 이제는 정당정치에서 시민정치로

[이종수의 헌법 너머] 이제는 정당정치에서 시민정치로

입력 2020-02-16 22:42
수정 2020-02-17 01: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총선이 임박해 있고, 늘 그래왔듯이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요란하다. ‘자유’, ‘민주’, ‘정의’, ‘평화’ 등등…. 이렇듯 모두가 공감하는 단어들을 가져다가 이름붙인 정당들이 행하는 정치에 정작 아무런 감동이 없다. 오늘날의 대의제민주주의에서 주권자들의 축제여야 할 선거에서 정당들만 갖은 변죽을 울린다. 그들만의 잔치다.

우리네 정당정치에서 그간 소속의원 빌려주기 등의 편법이 있었는데, 선거법 개정이 있고서 이번에는 급기야 ‘위성정당’이라는 별종(別種)까지 등장했다. ‘관제정당’이 그렇듯이 국민이 만든 정당이 아니라 정당이 만든 정당이다. 어쨌든 현행 정당법 제2조는 정당을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편법이라도 여하튼지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려는 꼼수다. 게다가 이 위성정당으로 내보내려고 딱히 해당(害黨)행위가 없는데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시키고, 제명된 당사자들 역시 흔쾌하기만 하다.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처음에는 의회 안에서 몰래 음모(陰謀)를 꾀하는 단체쯤으로나 여겨져서 핍박을 받았었다. 그래서 독일의 헌법학자 하인리히 트리펠은 정당에 대한 헌법의 입장 변화를 적대시에서 무시로 그리고 합법화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선거철이 되면 정당들은 늘 환골탈태를 말하지만, 한때 음모단체로 낙인찍혔던 태생적 DNA는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인류의 발전이 그래왔듯이 분업의 미덕에 따른 책임정치가 대의제민주주의의 유일한 장점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책임 전가에다 통폐합과 당명 변경 등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정당과 정치인을 찾기가 어렵다.

어디 그뿐인가. 정당들에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세금이 나간다. 명색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이기에 원칙적으로 당비 등의 자체 수입으로 운영돼야 마땅한데도, 대부분 정당들이 국고보조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을 두고서 처음에는 정당의 국가로부터의 독립성 훼손과 지급액수에 따른 정당들 간의 격차 심화를 우려해서 위헌으로 판단했으나, 이후에는 선거준비기관으로서의 공적 기능을 인정해 입장을 번복하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이른바 ‘상대적 상한선’이 그것인데, 정당에 당비 등 스스로 충당한 재원 액수를 초과하는 국고보조금 지급은 여전히 위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혹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거의 백화점식으로 망라한’ 다양한 정치자금제도를 갖추고 있다. 예컨대 소득세 연말정산에서 10만원까지의 정치후원금액은 세액공제로 전액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후덕한 제도까지 갖추고 있다. 낸 돈을 그대로 돌려받으니 결국 기부가 아닌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는 오래전부터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 총액을 선거에서의 전체 투표율과 연계시키자고 주장해 왔다. 낮은 투표율은 그 자체로 정당정치의 실패를 뜻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페널티라도 있어야, 정당들이 그나마 더 많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모으려고 애쓰지 않을까 싶어서다.

헌법학에서 정당의 기능은 국민과 국가 사이를 중개하는 도관(導管)으로 설명된다. 즉 국민의 뜻을 국가의사로 매개하는 역할이다. 이 도관이 깨끗해야 국민의 의사가 왜곡 없이 국가의 정책결정에 연결된다. 녹슨 낡은 도관에 아무리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도 수도꼭지에서는 더러운 녹물만 나올 뿐이다. 헌법은 정당에 정치적 의사형성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요청하지만, 헌법재판소도 그간 수차례 경고해 왔듯이 정당의 정치독점이 주어진 현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그렇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을 금지하면서 그저 가만히만 있다가 투표소로 가기를 기대한다.


홍재희 서울시의원, 대기배출사업장 관리체계 점검 등 시민 비용부담 개선 실효성 강화 촉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강서5)은 지난 3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기후환경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소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관리체계와 주요 환경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시립장례식장 다회용기 이용료 등 시민 비용부담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홍 의원은 질의에서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서울시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2347개소 가운데 약 98%가 4·5종 소규모 사업장이라는 점을 짚고, 이들 사업장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실제 오염물질 배출량을 직접 측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방지시설의 가동 상태를 확인하는 장치라는 점을 들어, 모니터링 강화가 실질적인 배출 저감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했다. 이어 10월부터 성동·강서·구로·금천·영등포 등 5개 자치구에서 IoT 부착 사업장의 모니터링 주기를 월 1회에서 일 1회로 강화한 이후 이상신호 발생 현황과 후속 조치 절차를 물었다. 윤재삼 기후환경본부장은 방지시설 미가동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이며, 이상신호가 나타나면 자치구 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필요시 행정지도를 한다고 설명했다. 강화 이후의 발생 현황에 대해서는 월보를 확인해 보겠다
thumbnail - 홍재희 서울시의원, 대기배출사업장 관리체계 점검 등 시민 비용부담 개선 실효성 강화 촉구

정치학계에서는 여전히 이른바 ‘정당강화론’이 대세인 듯한데, 이제는 정당을 대체하는 다른 도관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싶다. 즉 정당 말고도 예컨대 외국의 경우처럼 유권자연합 등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도적으로 열어 주어야 한다. 이로써 낡은 정당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비로소 시민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당들끼리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다른 정치주체들이 정당정치에 맞서면서 경쟁적 민주주의가 복원되기를 바란다.
2020-02-1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