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입력 2012-01-17 00:00
수정 201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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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그는 시민운동가 시절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였다. 지금까지 행보로 보면 그가 디자인하려는 시정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소통과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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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사회부장
박현갑 사회부장
소통은 시정운영의 기본 축이다. 관 주도 행정을 탈피해 시장이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을 한다는 뜻이다. ‘1일 시장’으로 세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를 임명하고 시정운용 계획을 박 시장이 직접 파워포인트를 활용, 설명한 것은 이런 맥락을 담고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 강화를 위해 소셜미디어센터(가칭)를 3월쯤 선보이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가진 공무원 연찬회에서는 팀원으로서 미션과제를 일반 간부들과 함께 수행했다. 2월 초 떠날 첫 해외방문도 실·국장 등 간부가 아닌 실무과장들과 함께한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관치’에서 ‘협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복지는 핵심 시정이다. 2014년까지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8만호 공급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7%까지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민 복지기준선을 확립해 비수급 빈곤층 5만명을 서울형 수급자로 지정, 이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한다. 직장맘 지원센터와 여성창업플라자를 설치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 4000개도 창출한다. 둘 다 신선하다. 박 시장 바람대로 됐으면 좋겠다.

그가 2년 6개월 남은 임기 동안 디자인하려는 ‘아름다운 서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내집 마련을 걱정할 필요 없는 장기안심 주택, 대학생이나 쪽방가구 등을 위한 1~2인 전용임대주택이 보급되고 초·중학생은 무상으로 점심시간을 즐기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 현실화된다면 그의 시장직 재선 가도는 탄탄대로가 될지 모른다.

그러려면 극복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오세훈 전임시장의 사업 중 전시행정으로 지목해 집행을 사실상 중단시킨 사업의 처리문제다. 한강예술섬 사업 등 한강이나 남산 르네상스 사업들은 그의 관심영역 밖이다. 서민생활을 내팽개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제 있는 사업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플로팅아일랜드 사업을 보자. 이 사업에서 손을 떼려면 운영을 민간에 넘기는 방법밖에 없다. 제3섹터 사업은 과거 실패한 경험이 있어 채택하기 쉽지 않다. 잘못했다간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문제는 민간에 넘기려면 민간이 인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비판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두 눈 질끈 감고 어느 정도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시장의 몫이다. 참모진은 의견을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결정하기 어렵다. 이념에 매몰돼 합리적 결정을 하기보다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십상인데,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쪽으로 섣부른 결정을 하지 않도록 경계할 일이다.

다음으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박 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전시행정으로 비판했다. 전임시장이 도시경쟁력을 제고시킨다며 디자인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만드는 등 디자인 서울 만들기에 진력했지만 서민의 주름살만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시청 의자나 가로수 배치, 간판 정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생활해야 하는 도시라는 공간이 얼마나 살기 편안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이런 요소가 없다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도시계획에서부터 건축·교통·복지 등 일반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정 영역에서 고민하며 마련해야 하는 종합전략이다. 박 시장의 소셜 디자인이 그래야 하고 오 전 시장의 디자인 서울도 같은 취지였다고 본다. 도시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불편한 도시구조를 바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아름답게 조성하는 일 자체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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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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