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한강의 ‘월드컵대교’는 어느 월드컵을 기념하나/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한강의 ‘월드컵대교’는 어느 월드컵을 기념하나/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입력 2018-08-23 17:20
수정 2018-08-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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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를 타고 자유로로 올라가다 보면, 공사 중인 월드컵대교를 볼 수 있다. 얼마 전 마친 러시아 월드컵 이전에 우리는 브라질, 남아공, 독일 월드컵을 차례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 그렇게 16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도 한·일 월드컵이란 추억의 경기를 개최한 기억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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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그렇다. 이 상암동과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대교는 그 16년 전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하여 건설하고 있는 서울의 28번째 교량이다. 이는 성산대교 인근 주변도로, 서울 북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2000년 교량설계 현상 공모 시행을 하고, 실시 설계를 거쳐 2009년에 공사 발주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공사는 2010년 3월에 계약을 하고 착수가 되었는데, 착수한 지 8년이 지난 현재 이 프로젝트의 공정률은 54.54%이다. 이제 물리적으로 절반가량 지어졌다는 말이다(서울시 ‘건설알리미’ 기준). 참고로 당초 이 프로젝트의 준공은 2015년 8월 예정이었는데, 현재는 2020년 8월로 두 배 연장된 상태이다. 어째서 이 프로젝트는 이렇게 오랜 기간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건설 기술의 어떠한 한계로 어려움에 봉착한 것일까.

지난 2012년 여수에서는 한국서 가장 긴 교량인, 주탑 사이 경간 길이만 1545m인 이순신대교가 완공됐다.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다섯 번째로 긴 현수교인 이 이순신대교도 5년 만에 완공됐다. 기술력에서 한국 건설업체는 이미 세계적인 시공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계약이다.

한국 시설공사 공공 조달은 이행에 수년을 요하는 공사라면 장기계속공사로 분류되어 낙찰될 당시 총공사금액을 부기하고, 매년 차수공사로 진행한다. 현재 월드컵대교의 공사 금액은 1915억원인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차수 계약한 금액의 합은 5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주무관청이 이렇게 매년 계약 금액을 턱없이 배정하니, 시공사 입장에서도 공사 진행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공사를 총공사금액으로 계약하고 매년 계약금액을 지정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먼저 시공사는 전체 프로젝트 관점에서 공정 관리를 능동적으로 할 수 없게 되고, 이렇게 공정이 지연되면 그에 따른 간접 비용이 증가하여 추가 원가가 발생하게 된다. 더군다나 주무관청은 물가 상승에 따른 계약 금액 증가분을 보전해 주어야 하는데, 이는 세수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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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문제점을 차치하고서라도, 당초 계약 당사자 간 약속한 공사 기간을 어느 한 당사자가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이다. 나는 외국의 건설 프로젝트를 주로 참여하는데, 시공 중 이렇게 건설프로젝트를 연간 단위로 쪼개어 계약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공기 지연에 따른 클레임(배상 청구) 사유가 될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도 끝난 마당에 한강 월드컵대교는 과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전에 개통될 수 있을까. 부디 그전에는 완공해 서울 북서부의 교통 체증을 해소시킬 수 있기를.
2018-08-2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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