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브랜드 가치, 온라인에서 길을 찾다/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브랜드 가치, 온라인에서 길을 찾다/안혜련 주부

입력 2014-04-16 00:00
업데이트 201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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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블로그를 하나 열었다. 사람 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병으로 죽기보다 늙어 죽을 확률이 높다 하니, 곧 5자를 앞에 둔 시점에서 노후 준비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때는 일을 했었지만 쉬는 기간이 길어지고, 젊은 시절 했던 일들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묻기를 여러 날, 일단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 든 것이다.

더듬더듬 블로그 스킨을 깔고 대문을 꾸미고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전원만 다시 켜면 문제가 해결되던 황당했던 경험들을 되살려 생각보다 쉬울 것이라는 암시를 스스로에게 걸었고, 예상대로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언제나 진입장벽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더 고무적이었던 것은 젊은 날의 열정과 노력을 바쳤던 일들을 다소 손상은 있지만 거의 고스란히 시각적, 입체적으로 온라인에서 복원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같은 사실을 보다 성숙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세월이 주는 덤이었고. 이 블로그를 통해 무슨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하는 데 이만한 장치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온라인 세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저스가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WP)를 우리 돈 약 2800억 원에 인수한 지 8개월, 그는 디지털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확대, 그리고 브랜드 가치의 확대라는 큰 틀로 WP 변화의 방향을 잡았다. 베저스는 경영진에게 ‘지금부터 10년, 20년 내에 디지털 독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고 있고, 직원들에게는 “신문 지면만 제작한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온라인 뉴스의 가치를 키우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보강되는 인력들이 모두 디지털 콘텐츠의 양과 질 개선에 관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편집인 마틴 배런 역시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열린 제15회 온라인 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ISOJ)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미디어 저널리즘으로 언론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이에 걸맞은 변화와 변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4월 10일자 11면).

현재 국내 최대 검색업체 네이버의 메인 화면은 51개 언론사의 표지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 수 최대 종합 일간지이건 국영 방송사이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매체이건 똑같이 동등한 위치와 동일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화면 속 언론사의 문을 열고 들어가 우리는 해당 매체의 됨됨이와 수준을 가늠하는데, 이것이 곧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서울신문의 경우 종이 신문 기사의 질이나 양에서는 타 신문과 겨루어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많은 독자에게 노출되어 있는 온라인에서는 정작 황색 저널리즘에 편승한 선정적 화보와 기사 제목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일간지로서의 격을 낮추고 있다는 아쉬움과 실망감이 컸다.

수준 높은 콘텐츠, 앞서가는 디자인, 온라인 기사의 중요성 제고로 서울신문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하지 않을까. 서울신문이라는 브랜드를 너무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답은 온라인에 있을 것이다. 가능성은 무한하다.
2014-04-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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