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6·2선거 이후 변화의 맥 짚어주길/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옴부즈맨 칼럼] 6·2선거 이후 변화의 맥 짚어주길/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입력 2010-06-22 00:00
수정 2010-06-2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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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방선거가 여당의 패배, 야당의 승리로 판가름났다. 그러나 선거결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절묘한 균형이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의 228개 기초단체장 중에서 민주당이 92곳에서 승리하고 한나라당이 82곳에서 당선되었다. 야당의 승리지역에 민주노동당 3곳을 더하면 범야권은 95곳을 이겼고 자유선진당 등의 당선자를 합하면 범보수권에서는 97곳에서 승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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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산술적인 균형만이 아니다. 청와대와 국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한 여당에 맞서 광역단체장은 야당이 더 우세한 형국이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견제와 균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도 같은 현상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그리고 지방의회까지 독점하였던 구도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단체장과 지방의회 간에 여야가 바뀌거나 여야 간에 수적인 균형을 이룬 곳이 더 많아졌다.

여당의 후퇴, 야당의 약진으로 나타난 지방선거의 결과 중앙과 지방 간에, 단체장과 지방의회 간에 상호 견제와 균형이 가능한 지방정치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광역단체장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교육감이 선출된 지역에서는 새로운 긴장과 대립의 구도도 엿보인다.

선거기간 내내 천안함, 4대강, 세종시 같은 전국적인 정치적 쟁점이 선거국면을 주도하고 정작 지역현안이나 지방의 관심사는 뒷전으로 물러나 지방이 실종된 선거였다. 그럼에도 선거결과는 중앙과 지방의 권한과 역할,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견제와 균형, 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협력 또는 대립구도와 같은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하였다.

좋은 기회이다. 서울신문은 이전부터 다른 전국일간지에 비해 정책, 행정, 자치분야의 보도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크게 두어왔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간, 그리고 각 지역 내에서 서울신문이 기획하고 취재하고 보도할 만한 영역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사실 지방뉴스는 그 지방만의 소식에 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느 지역에서 호화로운 청사를 지었다는 뉴스나 어느 자방의회의 의원들이 불필요한 낭비성 해외연수를 다녀온다는 뉴스는 해당지역에 살지 않는 독자들에게도 주목의 대상이다. 마찬가지로 특정지역의 공무원이 수년 동안 시간외 수당을 허위로 청구하였다거나 기초단체의 복지담당공무원이 복지예산을 허위로 지급하여 횡령하였다는 뉴스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기사이다.

부정적인 뉴스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집중만을 탓하기보다 지방에서 나름대로 고심하여 새로운 발상, 새로운 정책,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성과를 거둔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인 복지나 다문화 가정과 관련된 정책과 같이 지방에서 더 절실하게 당면한 문제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지방선거 이후 서울신문도 새로운 기획을 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16명의 광역단체장을 인터뷰한 기사는 그 시작이다. “전임자 정책을 무조건 칼질하지 않겠다.”거나 “승계할 만한 것은 승계”하고 “여당 의원에게서 적극 협조를 받겠다.”는 야당 단체장의 의견은 주목할 만하다. 중앙정부와 지방 단체장 간의 소통의 여지나 ‘창조적 협력’의 가능성을 내다본 기사도 돋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금년 들어 지구촌 정치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젊음의 바람에 비추어 분석한 16일 자 지면이나 4대강, 세종시 같은 극한 대립을 프랑스의 ‘공공토론위’ 방식으로 풀어나가자는 17일 자 지면의 제안도 눈여겨 볼 만한 기획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진짜 정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중앙정치나 지방정부에 변화의 바람이 출렁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선거정치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일어나는 변화의 바람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서울신문이 정확한 맥을 짚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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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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