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스 실소유주 이명박’이란 첫 사법 판단, MB 국민앞에서 속죄해야

[사설] ‘다스 실소유주 이명박’이란 첫 사법 판단, MB 국민앞에서 속죄해야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8-10-05 16:38
수정 2018-10-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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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어제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다스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다스를 실소유하며 장기간 246억원을 횡령했다”며 “의혹만 가득했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나 피고인을 지지한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다스의 증자 대금으로 사용된 도곡동 땅 매각 대금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등 246억원 상당을 횡령금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 68억원을 대납한 부분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 등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59억원 상당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자수서가 유죄판단의 근거가 됐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7억원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4억원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원세훈 전 원장으로부터 받은 10만 달러는 대가성이 인정되는 뇌물로 봤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자리 대가로 받은 36억원 중에서는 23억원 상당도 뇌물로 판시했다.

이날 법원의 판단은 사필귀정이지만, 한편 만시지탄이다. 다스 의혹이 전국적인 관심으로 떠오른 계기는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996년 총선 직후부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회삿돈을 마치 제 것처럼 선거비용으로 활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던만큼 의혹이 사실로 인정되는 데 20여 년이 걸린 셈이다.

2007년 이후 검찰과 두 차례의 특검팀이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의혹을 수사했지만, 사실에 접근하지 못한 책임을 뒤늦게나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겠으나 당시 검찰과 특검이 ‘살아있는 권력’을 의식해 부실수사했다고 볼 여지가 더 크다. 그 탓에 이 전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활용해 더 많은 사리사욕을 챙킬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제때 밝혀졌다면 그는 공직자윤리법과 공직자선거법 위반에 따라 서울시장은 물론 대통령직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이 지난 4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에 “피고인을 피고로 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그 판결 확정 시 당선무효가 될 수 있었다”고 적시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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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타나지도 않은 채 한 최후진술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부정부패, 정경유착을 가장 싫어하고 경계한 나에게 너무나 치욕적”라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들은 ‘정치보복’라고도 주장하지만 이를 믿을 국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 수사와 재판 과정을 보면 그의 측근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그는 “관련자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며 측근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이제 1심으로, 유죄가 확정되려면 대법원 확정까지 두 번의 재판이 더 남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자신의 죗과를 솔직히 참회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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