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DMZ 세계평화공원/함혜리 논설위원

[씨줄날줄] DMZ 세계평화공원/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3-05-10 00:00
수정 2013-05-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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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일 조인된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의 제1조 1항은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쌍방이 이 선으로부터 각각 2㎞씩 후퇴함으로써 적대군대 간에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를 설정한다. 한 개의 비무장지대를 완충지대로 함으로써 적대행위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을 방지한다’고 규정했다. 정전협정에 따라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 어귀의 교동도에서부터 개성 남방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김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에 이르는 248㎞의 군사분계선(MDL)을 중심으로 남북 각 2㎞씩 군사적 완충지대가 생겼다. 국제법에 의해 설정된 이 지역에는 비무장화, 일정한 완충적 공간, 군사력의 분리 또는 군대의 격리 배치, 감시기구 설치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육지 면적 기준으로 한반도 전체 22만㎢의 250분의1에 달하는 총 907㎢(2억 7000만평)의 DMZ는 휴전 후 6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적이 끊어진 덕분에 자연생태계는 훼손되기 이전 자연상태 그대로의 모습으로 회복됐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 지대는 산악지대와 평야지대, 계곡과 분지, 여러 개의 강이 포함되어 있어 산악지대 생태계,내륙습지 생태계, 담수 및 해안 생태계가 함께 존재한다. 국제적 보호종, 위기종뿐 아니라 많은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 및 보호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민간인 통제구역을 포함한 DMZ에서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2900종 이상의 식물 가운데 3분의1, 70여종의 포유류 가운데 2분의1, 320종의 조류 가운데 5분의1이 발견됐다. 불행한 근대사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의 상징물로서 세계적 관심지역이 되고 있는 이곳이 자연 생태계의 보고(寶庫)로서 독특한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완충지대라고는 하지만 군사적 충돌의 위험이 상존하는 탓에 DMZ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다. 남북한 군사력의 70%가 몰려 있는 DMZ 내에 평화공원이 조성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생태녹색·역사 탐방로,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등이 더해지면 세계 최고의 생태·역사·안보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기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다만 모처럼 원형을 되찾은 DMZ의 자연 생태계가 인간의 욕심과 마구잡이 개발로 또다시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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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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