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형님과 여기자/백민경 사회부 기자

[女談餘談] 형님과 여기자/백민경 사회부 기자

입력 2011-02-26 00:00
수정 2011-02-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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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사회부 기자
백민경 사회부 기자
마지막이란다. 서울신문 여기자들이 일상에서 겪고 느낀 점을 ‘말랑말랑하게’ 풀어내던 이 ‘여담여담’ 칼럼이. 부담 백배다. 어쩐지 거창하게, 무언가 특별하게 마무리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고민 끝에 그냥 자연스레 하고 싶은 말을 적기로 했다.

경찰팀에 몸담은 지 꼬박 10개월. 일선 경찰서부터 경찰청까지 수많은 경찰들을 만나고, 현장을 누볐다. 그 일상 속 내가 가장 많이 일용하는 말이 바로 ‘형님’이다. “형님, 어디세요?”, “형님, 식사는 하셨어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온 터라 처음에는 이 ‘형’이라는 말이 퍽이나 낯설었다. 친한 경찰들도 형님, 사건팀 기자들을 실어나르는 회사 운전기사도 형님, 가까운 취재원들도 형님이다. 직책을 부르는 것 이상으로 친밀해졌을 때, 호칭이 애매할 때 제격이다. 아, 물론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다. 잘 알고 지내는 조폭(자신은 한사코 건달이라지만) 머리급인 진짜 ‘형님’ 한 분은 “니가 조폭이냐? 그냥 삼촌이라고 불러.”라고 항의하기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말따라 간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통화한 선배 A. “넌 갈수록 목소리가 굵어지냐.” 몇년 만에 본 친구 B. “너 중성화돼 가는 것 같다.” 칭찬은 아닌데 기분은 나쁘지 않다. 그만큼 취재원들에게 동화돼 간다는 말로 들려서.

예전에 조은희 서울시 부시장이 사석에서 이런 조언을 한 적이 있다. “남자 취재원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그들처럼 술 마시고, 같이 사우나하며 친해질 수 없다면, 여기자만의 취재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그 말을 듣고 한참 고민했다. 방청객 같은 열렬한 호응? 장화 신은 고양이(슈렉1편에 등장하는)의 표정? 남다른 포스의 까칠녀? 여기자로서의 길과 취재법을 한동안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찾은 캐릭터가 ‘막내 남동생’이다. 툴툴대고, 조르고, 삐친다. 그냥 정말 편한 형님으로 대하고 묻는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통한다. 많이는 못 마셔도 소주 한잔 기울이고, 가족들을 만나고, 아이들 이야기에 특히 관심을 보인다. 오늘이 마지막인 이 칼럼의 지면을 빌려 그동안 좋은 아이템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형님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형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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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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