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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입력 2011-01-28 00:00
업데이트 2011-01-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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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범죄를 다루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되는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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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일 김포경찰서장
황순일 김포경찰서장
한 여중생은 늦은 귀가로 꾸중 들을 것을 염려한 나머지 부모에게 “학원 가는 길에 납치되었다가 겨우 도망쳤다.”고 거짓 전화를 했다.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은 새벽까지 범인을 쫓았다. 그러나 결국 어이없게도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12세 또래의 남자 아이들 3명은 수시로 가출해 닥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전혀 죄의식이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부모는 오히려 귀찮다는 듯 “경찰에서 단단히 혼내주길 바란다.”며 인수하기를 미뤘다. 파출소장은 훈방조치 후 동행 귀가시켜야 했다. 며칠 후 이들은 같은 자리에 또 다른 범죄로 잡혀와 앉아 있었다.

세 번째로, 학교 선후배인 A(16세)군 등 6명은 가출해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고 차량과 상가를 마구 털었다. 여자 후배(15세)에게는 성폭행 등으로, 그 부친에게도 3주 치료를 요하는 폭행을 가했다. 이 모두 정상적인 가정의 청소년이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청소년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세 번째의 경우엔 부모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문제’라고 포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 경찰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이들을 방관한다면 더 큰 범죄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들의 관심과 배려다. 2009년 10만 6000여건의 청소년범죄에서 74%는 부모가 있는 중산층 출신이었다.

새해 설 명절을 맞으며 자녀를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계획은 당초 뜻대로 됐는지 돌아볼 때다. ‘중위권을 상위권으로’라는 잣대로 성적에 따라 자녀를 평가한다면, 자녀는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기 어렵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문제의 출발과 해답 모두 가정에 있다. 모든 청소년이 가정을 진정한 자신의 둥지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관련 범죄가 줄 것이고, 경찰은 예방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2011-01-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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