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우주기술 자립에 도전하는 나로호 발사/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시론] 우주기술 자립에 도전하는 나로호 발사/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입력 2009-08-19 00:00
수정 2009-08-1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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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에서 ‘R&D’란 원래 ‘연구개발’이란 의미 외에 모험(Risk)과 위험(Danger)을 뜻한다는 말이 있다. 식스나인(six nine)이라는 말도 있다. 9가 6개 겹치는 99.9999%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우주기술은 한 치의 오차만 있어도 실패로 이어지는 ‘모험적인’ 기술이며, 따라서 100% 완벽함을 추구하는 기술인 것이다. 우주기술의 이런 특성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먼저 우주개발을 시작한 우주 선진국들도 수많은 실패를 거쳤다. 그러나 바로 이런 완벽함을 추구하는 특성 때문에 우주야말로 도전할 만한 분야이고, 또 미래를 위해 반드시 도전해야만 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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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30~40년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다. 우주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15년 만에 세계 6~7위권의 위성 기술 수준을 확보하게 되었고, 우리 힘으로 우주센터를 건설했으며, 우리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올리게 되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이러한 성과는 우리 민족이 우주개발에 적합한 특성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민족 특유의 타고난 근성과 도전정신, 성공을 향한 강한 집념, 그리고 젓가락 사용에서 얻어진 섬세함과 정밀함 등이 우주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모방을 창조로 승화시키는 것 또한 우리 국민의 저력이다. 아리랑위성 1호를 개발할 때만 해도 위성 기술이 없어 미국의 도움을 받았지만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과 경험을 통해 7년 만에 아리랑위성 2호를 우리 기술진 주도로 개발했다.

‘나로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우주 선진국인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머지않아 우리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국가 전략기술인 우주기술은 기술이전이 엄격히 통제되어 있지만 공동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

물론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는 발사체 1단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20년 넘는 기간에 수조원이 들어가는 우주개발 현실을 감안하면 짧은 기간에 개발과정의 노하우를 체득하면서 우리 땅에서 첨단 액체연료 엔진 로켓을 발사하는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일이다. 또한 나로호 1단 개발뿐 아니라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설계와 발사 전체 운용시스템 등 이번 나로호 발사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성과는 결코 적지 않다.

이번 ‘나로호’ 발사 시험은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기술자립화로 가는 징검다리일 뿐이다. ‘나로호’ 발사 이후 한국형 발사체(KSLV-II) 개발에 착수해 2018년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우주에 가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야말로 우주강국으로 진입하는 열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 ‘나로호(KSLV-I)’ 발사가 이뤄진다.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우주발사체가 우주에 도착하는 시간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을 위해 7년이란 시간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고, 성공을 기원하는 일만 남았다.

온 국민의 꿈과 희망을 실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과학기술위성 2호가 궤도에 무사히 안착해서 반가운 신호음을 보내주길 바란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2009-08-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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