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케인스의 미소/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케인스의 미소/오일만 논설위원

입력 2009-06-19 00:00
수정 2009-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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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케인스가 구원 투수로 등판할 것 같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의 일등 공신인 뉴딜 정책의 입안자다.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유방임을 비판하고 국가의 개입을 역설한 그가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의 해결사로서 화려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케인스를 다시 무대에 올린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시장 만능주의의 무책임과 부도덕성을 개탄해 온 그는 ‘새로운 뉴딜’을 외치며 금융개혁에 나섰다. 그가 17일 내놓은 개혁안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강력한 감독 기능을 부여하고 규제·감독 체계를 투명화하는 새로운 금융규제 시스템 개편 방안이다. 대공황 이후 80년만의 대수술이라고 한다. 시장 자유화를 방패로 국제 금융시장을 교란해 온 헤지펀드와 파생 금융상품도 앞으로 FRB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연내 의회 통과가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심 수술대에 올리고 싶은 것은 무소불위의 신자유주의일 것이다. 그는 “개혁안의 목표는 탐욕과 무모함이 아니라 근면과 책임감, 혁신에 대해서 보상이 이뤄지는 시장을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땀과 노력에 보상하고 권한만큼 책임을 지는 시장주의의 복원을 선언한 것이다. 오바마가 “월가에서부터 워싱턴 정계, 실물경제 현장에까지 뿌리를 내린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질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불길한 징조도 있고 암초도 많다. 연방통화감독청(OCC)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통합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관들의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3각 기싸움’ 양상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가장 큰 장애는 미 의회 통과다. 당장 개혁안 통과의 칼자루를 쥔 의원들은 “코끼리가 춤추면 풀밭이 망가진다.”며 정부의 권한 확대를 경계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살아난 금융기관들은 “시장의 창의성을 죽인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 참 세상은 돌고 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몰려 ‘사망선고’를 받은 케인스 경제학이 30년만에 되살아나고 있으니, 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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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09-06-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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