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불 - 수 - 도 - 북/노주석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 - 수 - 도 - 북/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09-06-18 00:00
수정 2009-06-1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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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수-도-북’은 마니아와 아마추어를 나누는 경계선이다. 산 사람들의 정복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산군(山群)을 단번에 종주하는 고난도 산행을 일컫는데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줄인 은어이다. 여기에 사패산을 끼워 ‘불-수-사-도-북’이라고도 부른다.

매주 금요일 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주변에 가면 첫 행선지인 불암산을 향해 출발하는 직장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산행 코스는 대개 정해져 있다. 총 연장 45㎞를 무박 2일에 주파한다. 15시간에서 20시간쯤 걸린다. 잠을 자지 않고 종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이다. 한두 번 실패는 예사다. 한번 등정에 성공하면 마라토너처럼 시간 단축을 위해 애쓴다.

불-수-도-북이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이상향이라면 강남지역에는 ‘강남 7산’이 있다. 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우면산-관악산-삼성산을 잇는 46㎞의 비교적 평탄한 코스이다. 대구에는 팔공산 종주길로 알려진 전장 46㎞의 ‘가-팔-환-초’(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봉)가, 대전에는 둘레산 58㎞를 잇는 ‘보-만-식-계’(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가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가 어제 총 길이 137㎞의 불-수-도-북과 강남 7산의 서울지역을 망라한 ‘그린 트레킹 네트워크’ 코스를 2011년까지 완공한다고 발표했다. 남산∼인왕산∼북악산∼낙산을 잇는 20㎞구간의 내사산(內四山) 숲길과 북한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 117㎞ 구간의 외사산(外四山) 숲길을 명품 걷기 코스화한다는 계획이다.

기대가 크다. 내사산과 외사산은 한강과 함께 서울이 내세울 수 있는 천혜자원이다. 관광상품화 전망도 밝다. 문제는 지도 위에 선 긋기다. 자전거길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자전거를 타 본 사람이면 서울시가 그어 놓은 자전거길이 얼마나 황당한지 다 안다. 지도에는 그려져 있지만 갈 수 없는 길이 태반이다. 주무국장인 서울시 도시푸른국장이 모든 코스를 직접 답사할 각오로 꼼꼼하게 챙길 것을 권한다. 숲길이 완성되는 날 필자도 도전장을 던질 작정이다.

이종민 서울시의원 “좋은 사업일수록 더 세심하게”… ‘더 아름다운 결혼식’ 이용편의·공정성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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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6-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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